KT는 내렸는데... '문자' 요금인하 요구 높아져

등록 2005.04.12 15:39수정 2005.04.1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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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문자메시지 요금을 내리면서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요금도 내려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T가 문자메시지 요금을 내리면서 이동전화 문자메시지 요금도 내려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KT는 10원 받는 문자메시지 요금을 이동통신사들은 왜 30원 받나."

원가에 비해 폭리 논란을 빚고있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SMS) 요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달 초 KT가 문자메시지를 송수신할 수 있는 집전화인 '안'(Ann)의 문자메시지 요금을 최고 60%까지 내리면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요금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KT는 이달 1일부터 '안' 가입자끼리 주고받는 문자메시지 요금을 건당 25원에서 10원으로 내렸고,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로 보내는 문자메시지 요금도 25원에서 15원으로 인하했다.

KT 관계자는 "'안' 가입자 확보를 보다 촉진하기 위해 요금을 내린 것"이라며 "문자메시지는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비용이 내려가기 때문에 요금인하 여력이 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건당 25~30원을 받고 있는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문자메시지 요금에 불똥이 튀었다. 소비자들은 "KT의 요금 인하는 이동통신사들도 최소한 같은 수준으로 요금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통사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이통사들의 전유물이라 가격 책정이 베일에 가려져 왔다. 이동통신 시장이 3개 업체가 경쟁하는 구도임에도 문자메시지 요금은 25~30원으로 일률적이었다. 최근에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상대방 번호에 별(*)문자를 찍으면 멀티미디어메시지(MMS)로 바꿔 보내주고 건당 130원을 받는 '별문자' 서비스를 공동으로 내놓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요금에 불만이 있어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나 KT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원가가 과연 얼마일까

이통3사가 공동으로 내놓은 '별문자' 서비스. 문자메시지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되면서 요금도 크게 오르고 있다. (이통 3사 제공)
이통3사가 공동으로 내놓은 '별문자' 서비스. 문자메시지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되면서 요금도 크게 오르고 있다. (이통 3사 제공)
우선 이통사들이 문자메시지 원가에 비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통사들은 문자메시지 원가 관련 수치 공개에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문자메시지의 추정 원가는 3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추정원가가 낮게 나오는 이유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추가 투자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자메시지 송·수신은 통신망의 신호망을 이용하게 되는데, 신호망은 음성통화를 위한 것이지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위해 따로 구축해 놓은 것이 아니다.

업계 한 전문가는 "SMS는 원래 통신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용으로 개발한 것으로 비용 발생 요인이 크지 않다"며 "문자메시지 보관에 드는 비용이 없다면 원가요인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기본 네트워크 구축 및 추가 증설, 유지 보수 단가, 인건비 등이 문자메시지 원가에 포함되고 무료로 제공되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도 많은 만큼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관공서나 기업에서 문자메시지를 대량발송하는 경우에 부과되는 요금과 일반 소비자들이 물고있는 요금을 비교해보면 이통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문자메시지 대량 발송의 경우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있는데, 건당 평균 10~15원을 받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아무런 차이가 없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2~3배 정도 비싼 요금을 부담하고 있는 것.

또 타사 가입자에게 보내진 문자메시지의 경우 타사 통신망을 이용한 대가로 이통사들이 주고받는 요금도 8원에 불과하다.

김진희 녹색소비자연대 간사는 "이통사들이 원가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는 네트워크 구축비, 유지보수 비용 등은 음성통화 서비스를 위한 투자비용과 중복돼 순수 문자메시지 원가로 볼수 없다"며 "일부 요금제에서 무제한으로 문자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은 그만큼 문자메시지 원가가 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들 "문자메시지는 보편적인 통신서비스, 요금 인하해야"

소비자 단체들은 이동전화 문자메시지가 단순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보편적인 통신서비스화됐기 때문에 이용요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F 등의 하루 평균 문자메시지 이용 건수는 1억건이 넘어서고 있어 문자메시지가 기존 음성통화와 마찬가지로 통신수단으로 정착된 지 오래다. 그러나 문자메시지 요금은 이용량이 급증했는데도 불구하고 요금이 오히려 공짜에서 10원, 이후 20원으로 올랐고 지금은 30원에 서비스 되고 있다.

김종남 서울YMCA 열린정보센터 사무국장은 "문자메시지는 이제 부가서비스가 아니라 기본적인 통신서비스라고 봐야한다"며 "요금을 적정 수준으로 내리고 음성통화처럼 기본적인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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