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장준하> 포스터<청년 장준하>
'장준하'라는 이름은 내게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는 경외의 대상이다. 70년대 후반 장준하는 저서 <돌베개>로 내게 다가왔다. 곧이어 청계천 헌책방에서 <사상계>를 뒤지면서 다시 그를 만났다. 82년이던가, 무더위 속에서 백기완 선생과 함석헌옹 등과 함께 파주의 장준하 묘소 앞에 섰다. 그 후에 출판된 얇은 책 <민족주의자의 길>에서 다시 장준하를 만났고 지난 27일 저녁 7시 반 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모악당에서 뮤지컬 <청년 장준하>를 만나고 왔다.
장준하는 항상 우리에게 민족과 애국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민주주의가 왜 절실한지, 저항은 왜 멈추지 말아야 하는지를 말한다. 그러나 이번에 공연된 뮤지컬 <청년 장준하>는 강하게 묻는다. 일본은 누구인가를. 박정희는 무슨 짓을 했는가를. 독도는 어디에 있는가를.
그리고 스스로 내게 묻게 한다. 과연 민족이란 무엇인가. 민족이란 게 존재하는가? 나라라는 것은 또 무엇인가. 국가와 민족은 나란히 존재하는가? 인민은 항상 국가의 밥이 되어야 하는가? 미국의 패권주의와 반세계화운동에 대해 장준하는 뭐라고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