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진정으로 거듭났는가?"라며 회의적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한 기독교 웹사이트.
지난 대선 당시 무소속 후보였던 랄프 네이더(Ralph Nader)는 전쟁 결정시 국민의 뜻이 아니라 '신의 뜻'을 말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히 위헌으로서 탄핵의 대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와 연관되어 '정교분리'는 미국의 정치사에서 오랜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논쟁과 무관하게 기독교는 미국의 정치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대선에서 종교는 후보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과 유태인들이 케리를 더 많이 지지한 것과 달리, 천주교를 포함한 기독교인 다수가 부시를 지지했다.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은 거의 80%에 달하는 비율로 부시에게 몰표를 던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평균적인 미국인들보다 전쟁에 더 큰 지지를 보내고, 미국의 군사력 확대를 더 선호하며, 환경보호정책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비종교적 부분까지도 우익정치인들과 성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이며, 미국 기독교방송(CBN)의 설립자인 동시에 회장인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은 '신의 이름'으로 사회개혁운동을 저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버트슨의 주장에 따르면, "페미니즘은 사회주의적이고 반 가족적인 정치운동으로서, 여자들로 하여금 가정을 파탄시키고, 자식들을 살해하게 하며, 마녀술에 빠지게 하고, 자본주의를 파괴하며, 궁극적으로는 동성애자로 만든다". 그는 더 나아가 9·11 테러가 동성애자들과 여성권 옹호자, 그리고 사회개혁시민단체들에 의해서 저질러졌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는 한때 공화당 대통령 후보에 도전하기도 했으며, 2004년 부시의 재선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부시와 같은 복음주의 기독교인이지만, 그는 이라크 전쟁에 대해서는 신으로부터 조금 다른 '계시'를 받았다. 부시가 큰 희생자 없이 전쟁을 치를 수 있다고 믿었던 반면, 그는 "이번 전쟁이 골치 아파질 것"이라는 신의 음성을 들었다는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 '신앙의 희생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