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전쟁' 내몰린 고교생들, 촛불시위 나서나

"오는 7일 광화문에서 모이자" 휴대폰 문자메시지 급속도로 전파

등록 2005.05.03 09:58수정 2005.05.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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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근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 "오는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시위를 벌이자"는 내용의 출처불명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실제 집회가 성사될 지는 미지수이지만,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학생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그들의 학부모들로 보이는 네티즌 글이 폭주하고 있다. 교육부가 2008학년도부터 학생부 성적을 5단계 절대평가에서 9등급의 상대평가로 전환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서울대에서는 논술·면접의 비중을 늘려 사실상 본고사를 부활시키려고 하는 등 입시제도가 흔들리는데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해 당사자인 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이 교육부와 청와대, 각 시도 교육청과 포털 사이트에 자신들의 처지를 한탄하고 교육당국을 비난하는 글들을 한꺼번에 올리는 바람에 한때 교육부 홈페이지가 불통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내신등급제 폐지' 네티즌 청원 3일만에 5500명 넘어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네티즌 김정화씨는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며 내신제를 했는데, 상대평가가 본격화되면 학교 전체가 거대한 정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네이버뉴스에 댓글을 올린 아이디 'lyl606060'는 "중간고사 한 번 보고도 이렇게 피를 말리는데 이런 상황이 3년간 계속된다면 학부형인 저도 아마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성적비관으로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같은 입시위주 교육의 폐단과 맞물려 있다.

지난 2월 24일 입시 부담감으로 통영의 한 고교생이 자살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8일에는 대학진학 실패를 비관한 고교 졸업생이 자살했다. 3월 27일에는 제주에서, 3월 30일에는 울산에서 자살사건이 있었다. 청소년 인터넷신문 바이러스(www.1318virus.net)는 4월 들어서도 7건의 자살사고가 일어났다고 집계했다.


지난 1일에도 한 고교생(18)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으로 진입하는 전동차에 뛰어드는 등 안타까운 자살 소식은 계속되고 있다.

고교 1년생으로서 내신등급반대 까페(cafe.daum.net/freeHS)를 운영하고 있는 김은지양은 "내신등급제로 인해 많은 친구들이 죽었으며, 또 얼마나 더 죽어갈지 모르겠다"며 "지금의 입시제도는 고1학생들끼리 배틀로얄을 하라는 것"이라며 교육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 까페에는 4월 30일 개설 이후 하루만에 1000명 이상의 고교생들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3일까지 약 3500명의 고교생들이 가입했다. 미디어다음 아고라에도 '고교내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국민청원이 3일만에 5500명을 넘어섰다. 일부 카페회원들은 7·8일과 14·15일 저녁 네 차례에 걸쳐 교육부 홈페이지를 동시에 접속해 다운시키는 '사이버 테러'수준의 공동행동을 주장하고 있다.

7일 광화문 집회설도 이같은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지만, 문자 메시지를 보낸 주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제 집회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덧붙이는 글 | 입시로 인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의 사이버 분향소 바로가기
http://www.1318virus.net/modules/news/?menu=a0106001

덧붙이는 글 입시로 인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의 사이버 분향소 바로가기
http://www.1318virus.net/modules/news/?menu=a010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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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청소년 회의 기획부 의원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음악연극과 1학년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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