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산별교섭 지지부진

사측, 교섭대표단 구성도 못해...5차례 교섭 변죽만 울려

등록 2005.05.10 20:39수정 2005.05.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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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0일 오후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진행된 5차 산별교섭에서 노조쪽의 거센 항의로 사립대병원의 교섭권 위임을 받은 노무사 심아무개씨가 퇴장하자 사측의 일부 참관인들도 교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10일 오후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진행된 5차 산별교섭에서 노조쪽의 거센 항의로 사립대병원의 교섭권 위임을 받은 노무사 심아무개씨가 퇴장하자 사측의 일부 참관인들도 교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진용석

보건의료 노사의 임단협이 교섭 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또다시 파행으로 절뚝거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첫 만남 이후 보건의료 노사는 5차례 만났지만 서로의 요구안에 대한 논의는 해보지도 못한 채 변죽만 울리다 헤어졌다.

사측에선 아직 교섭대표단도 꾸리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국립대병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특성별 교섭을 주장하며 줄곧 산별교섭에 불참하고 있고 사립대병원에선 노무사(제3자)를 교섭대표로 위임하면서 노사 갈등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노사는 서로의 요구안에 대한 본격 논의에 앞서 사용자단체 구성 및 교섭형태, 제3자에 교섭권 위임 문제를 놓고 입씨름 하다 한 달을 보내고 있는 것.

노조에서는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의 불성실 교섭이 계속될 경우 강력한 현장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대학병원들은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처럼 노조의 파업 이후 교섭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대목이다.

"교섭 당사자가 아닌 제3자는 당장 교섭장을 떠나라"

a 이날 산별교섭에서 노사는 사립대병원쪽의 제3자 교섭권 위임을 둘러싸고 입씨름 하다 1시간만에 헤어졌다

이날 산별교섭에서 노사는 사립대병원쪽의 제3자 교섭권 위임을 둘러싸고 입씨름 하다 1시간만에 헤어졌다 ⓒ 진용석

10일 오후 2시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진행된 5차 산별교섭에서도 노사는 제3자 교섭권 문제를 둘러싸고 대립하다 1시간 만에 헤어졌다. 노조 쪽은 사립대병원쪽이 위임한 노무사 심아무개씨의 교섭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교섭장을 떠날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보건의료노조는 ▲국·사립대병원이 사용자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면 병원장들이 직접 교섭에 참가할 것 ▲국·사립대병원의 대표단 구성과 사용자단체 구성을 위해 사측 대표단들이 공동 연대책임을 가지고 적극 노력해줄 것을 사측에 강력히 요구했다.


윤영규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사립대병원측은 2005년 사용자단체 구성을 위해 성실히 노력하겠다고 한 지난해 산별합의 정신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더욱이 산별교섭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돈 얼마를 주고 노무사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는 발상 자체도 상식 이하 수준"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중소병원 교섭대표인 이성식 소화아동병원장은 "노무사 교섭권 위임 문제는 사립대병원측과 노조가 서로 입장을 조율해서 알아서 해결하라"면서 "이 문제를 놓고 계속해서 입씨름만 하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이다. 더 이상 들러리로 나서지 않겠다. 다음 교섭 때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교섭 불참 의사를 내비쳤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11일 서울지역 주요 대학병원을 상대로 대대적인 타격투쟁을 벌여 사측을 압박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또 ▲12일~14일 국·사립대병원지부 동시 로비농성 ▲18일 산별교섭 보고대회 ▲25일 천막농성 ▲6월 1일 합동대의원대회와 산별조정신청 결의 ▲6월 20일께 산별총파업 돌입 등의 투쟁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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