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생산이 경제성장 좌지우지?

박승 한은 총재 "1분기 성장률 3% 못미칠듯"... 5월 콜금리 동결

등록 2005.05.12 10:38수정 2005.05.1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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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12일 오후 2시]

a 박승 한국은행 총재(자료사진)

박승 한국은행 총재(자료사진) ⓒ 권우성

"우리경제는 1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그 수준을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 담배생산 감소가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리는 작용을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률이) 3%의 다소 미치지 못할 것으로..."

12일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말이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수출 신장률의 둔화를 상쇄하기 미흡하다"면서 "각종 심리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실물 경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경기회복이 다소 지체되고 있다고 박 총재는 진단했다. 특히 1분기 경제성장률의 경우는 담배생산 감소로 인해 3%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신 경기회복은 하반기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이처럼 경제회복이 지체되고 있는데는 세계경기의 둔화, 유가상승, 북핵문제, 환율하락 등 외생적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금의 부동산문제가 심상치 않다"

박 총재는 특히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금통위는 작금의 부동산문제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으며, 그 귀추를 향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문제는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의 불안 문제가 겹치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부동산 가격과 같은 자산 버블은 국가적 차원에서 어떤 경우에라도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금통위의 기본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한국은행의 부동산 정책 개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수단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정부 차원의 행정 대책 등 미시정책이 동원될수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정책을 쓸 것인지는 그때 그때 경제상황에 다르다"고 전했다.


중국 위안화 절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박 총재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절상이 시장에) 이미 70~80%는 반영이 됐고, 반영이 안된 부분에 대해서도 경제에 플러스와 마이너스 부분은 5대5 정도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열고, 3.25% 수준인 현행 콜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콜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 인하된 이후 6개월 연속 동결됐다.

다음은 박승 총재의 콜금리 동결 배경 발표 전문.

지금 우리 경제는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만, 이것이 수출 신장율의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아직 미흡한 상태다. 그리고, 각종 심리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이것이 실물경제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경제는 1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그 수준을 횡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1분기중 담배생산감소가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리는 작용을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3%의 다소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경기회복은 하반기부터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경기동향은 작년말 한국은행이 예측했던 그대로 경제가 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기회복이 지체되고 있는데는 세계경기의 둔화현상, 유가상승, 북핵문제, 환율하락 등 외생적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경기회복이 이처럼 지체되고 있지만 물가와 국제수지 상태는 대체로 양호하다. 다만 금통위는 작금의 부동산문제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있으며, 그 귀추를 향후 주시할 것이다. 이런 점을 종합해서 금통위는 이번 금리정책 환경이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통화신용정책이 당분간 경기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자산버블은 국가적 차원에서 용납해선 안된다"

다음은 박승총재와 가진 질의 응답

- 지난해 8월 이래 콜금리를 두차례 내렸지만 소비와 투자에는 임팩트가 없다고 한다. 이번 콜금리 동결로 우리경제에 어떤 효과가 있다고 보나. 또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는데, 대처방안은.
"저금리체제를 유지했지만 경기에 큰 효과가 없지 않았느냐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저희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기업의 생산이 증가하고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저금리의 혜택이 크다. 고용면의 혜택도 크다. 현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다면 경기회복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문제는 금통위에서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본다. 문제는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 불안문제가 겹치고 있다는 데 있다. 부동산 가격 같은 자산버블은 국가적 차원에서 어떤 경우에도 용납해선 안된다는 것이 금통위와 정부의 기본입장이다.

부동산 문제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대처하는 수단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등 거시정책이나 기타 행정정책 등 미시정책도 함께 동원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수단을 쓸지의 문제는 그때그때 경제상황에 다르다. 현 단계에선 금통위가 개입할 상태가 아니다."

- 콜금리 인하 압력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또 미국이 다음달에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우리의 콜금리와 같아지는데 대처방안은.
" 앞으로 물가상승률이 연 2.5%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이 되면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다. 현 단계에선 금통위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물가가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하지도 않고 있다. 미국은 앞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하리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금리와 한국금리는 별개다. 동조할 필요가 없다. 일부에서 자금유출문제를 걱정하고 있고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려 정책금리가 (내외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은 많다. 그러나 시장금리는 별개다. 역전될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금리의 역전을 의미하진 않는다.

또 역전되더라도 폭이 크진 않을 것이다. 시장금리 역전 가능성이 일부 있다해도 그것이 우리나라 자금의 해외유출을 반드시 의미하진 않는다. 일부 유출이 되더라도 환율문제가 있어 겁낼 필요는 없다."

- 1.4분기에 성장률이 3%에 못미친다고 했는데, 당초 예상대로 상반기에 3%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지.
" 작년 한은의 올해 경제전망이 상반기중에 연 3%수준의 저성장이 유지되다가, 하반기 잠재성장률을 5% 수준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1분기에 성장률이 3%에 좀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2분기에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1분기보다는 2분기가 좋아질 것으로 본다.

상반기 대충 3% 내외가 될 것이다. 미치지 못하더라도 0.1에서 0.2% 내외가 될 것이다. 상반기중 3% 성장이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수출증가세가 둔화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가 올라가서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양극화를 다소 완화하는 의미가 있어서, 내용면에선 개선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 위안화 절상문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 위안화가 언제 어떤 형태로 얼마만큼 절상될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위안화가 5% 또는 10% 이상 절상되더라도 우리경제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 이미 70~80%는 반영됐고 또 반영되지 않은 면이 있지만 플러스와 마이너스 측면이 반반씩 되기 때문에 별 영향이 없다."

- 미국 금리 등 콜금리 인상요인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들이 오늘 금통위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는데.
"그건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금통위원들은 생각이 모두 같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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