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토론] 전쟁위기 어느 정도인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누구와 공조할 것인가' 토론회 서강대에서 열려

등록 2005.05.13 10:26수정 2005.05.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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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2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누구와 공조할 것인가' 명사 초청 토론회

12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누구와 공조할 것인가' 명사 초청 토론회 ⓒ 이창기

신 미·일 동맹과 위기의 한반도를 진단하고 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명사초청 토론회가 지난 11일 서강대학교 동문회관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누구와 공조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6.15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 한국민권연구소,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서울지역총학생회연합, 통일뉴스, 민중의 소리, 유뉴스, 자주민보가 공동주최했으며, 성공회대 대학원총학생회,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오마이뉴스가 후원했다.

토론자로는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김서원 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김승교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상임대표, 이정미 민주노동당최고위원, 오정록 평화네트워크 간사, 김지하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김승교 번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인터넷 방송국 <청춘>의 중계로 <청춘> 홈페이지와 <민중의 소리> 홈페이지에 동시에 생중계됐다.

이날 토론회는 강정구 교수의 발제로 시작됐으며 토론자들은 '한반도 전쟁위기 긴급진단'과 '한반도 평화 해결 방안'이라는 두 가지 큰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강정구 교수는 발제를 통해 미소냉전 시기 '프에블루호 사건' 등 3번의 전쟁위기가 있었고 탈 냉전시기에는 '영변위기', '금창리 위기' 등 8번의 전쟁위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반도가 얼마나 위험한 벼랑 끝 현대사를 걸어왔는지를 진단, 미국인 42%가 자국의 안전을 위해서는 핵 선제타격에 동의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나라가 미국이라고 진단했다. 또 그런 미국이 지금 한반도에서 위험천만한 전쟁 도발 책동을 펼치고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반도 전쟁위기 심각하다


발제가 끝난 후 이어진 토론에서 김근식 교수를 제외한 모든 토론자들은 북한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서원 연구원은 "미국의 경제적 위기가 한반도의 전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근식 교수는 "'한국정부의 반대'와 '중국과 북한의 혈맹관계'를 이유로 미국이 쉽게 북한을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쟁의 위험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일정한 위험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김근식 교수의 견해에 대해 강정구 교수는 "'94년 영변폭격 전쟁위기 상황에서는 중국의 견제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과 '32분 동안 북한을 공격하지 말라고 싸웠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북한을 공격하려고 하였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회고를 보면 한국과 중국은 미국의 전쟁 결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김근식 교수는 "다시 북한이 미국에게 점령당하게 되면 중국으로서는 심각한 위험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도록 무작정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을 잃게 되면 치명적"이라며 "이라크와 달리 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에도 늘 전쟁 난다고 하면서도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의 전쟁 위기가 과거와 달리 특별히 위험한 이유가 있는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강정구 교수는 "과거의 전쟁위기가 8.28 미루나무 벌채사건처럼 특정 사건에 대한 전쟁위기라면 이번 전쟁위기는 특정 사안이 없이 미국의 저강도 전략에 의한 전쟁위기이기 때문에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위기"라고 주장했다.

누가 전쟁위기의 원인제공자인가?

두 번째 큰 주제인 '긴급해법, 한반도 평화 해결 방안'에 대한 첫 번째 소주제 '북핵 위기의 원인 제공자는 누구인가'에 대해서도 열띤 논쟁이 일었다.

오정록 평화네트워크 간사는 "부시의 대북 전쟁 정책은 '예방전쟁'이기 때문에 이는 선제타격보다 훨씬 더 무서운 정책"이라며 "당장 위협이 없더라도 앞으로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나라까지 전쟁으로 제압하겠다는 것이 '예방전쟁' 전략이기 때문에 미국이 한반도 위기의 원인 제공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근식 교수는 미국의 패권주의의 위험을 지적하면서도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 그는 "북한의 핵이 절대로 억지력으로 될 수 없다"며 "핵무기 2-3개 가지고 있다고 해서 미국이 공격 못할 나라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북한의 핵은 '위험한 장난감'에 불과하다"며 "그것이 오히려 미국의 공격만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서원 연구원은 "북한이 핵을 갖지 않았을 때도 미국은 늘 북한을 공격하려고 했다"며 "북한의 핵무장이 전쟁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이 미국의 대북 공격을 억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안전을 담보하지 않고 북한을 핵으로서 선제 타격하겠다고 을러대고 있는데 북한이 어떻게 핵을 포기할 수 있겠느냐"며 "핵이 없는 이라크를 공격했던 미국이 핵 보유를 선언한 북한은 공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북한의 핵이 전쟁억지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문제 해결에 대한 대안토론에서 김지하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전국민적인 반전평화투쟁만이 미국의 한반도 전쟁책동을 막을 수 있다"며 "전쟁의 근원인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한반도의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근식 교수는 "한반도가 이런 위험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하루 빨리 특사를 보내고 남북관계를 호전시키는 것이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패널 질문석도 마련돼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었다. 패널들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다며 만족했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와 관련된 분석이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

덧붙이는 글 | 정세전문 인터넷 뉴스 자주민보에 실린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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