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머리를 닮은 바위 좀 보세요

고창군 아산면 구암리 아산초등학교 뒷산 바위

등록 2005.05.18 13:07수정 2005.05.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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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은 참으로 아득한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고창에 가면 마치 몇 만 년 전의 시대로 되돌아온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특히 선운사 주변은 그런 기운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고인돌 유적이 있어 그렇고, 마을마다 산마다 거대한 바위나 산이 어떤 형상을 하고는 인간들에게 무슨 말인가 어떤 말을 하려는 듯하다.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이들이 하고 싶은 말이 들릴 듯하다.

a 사람머리 모양 맞죠? 인두암? 고창군 아산초등학교 뒷산에 있습니다.

사람머리 모양 맞죠? 인두암? 고창군 아산초등학교 뒷산에 있습니다. ⓒ 윤형권

고창 선운사에 가서 상사화를 옆으로, 한 개울을 따라 도솔암 까지 흙길을 걷노라면 근심걱정이 말끔히 사라진다. 신통한 일이다. 도솔암 마애불과 눈을 맞춰서 그런가? 아무튼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줄 정도로 자상하신 선운사 도솔암 마애불은 영묘한 기운이 있는가 보다.


선운사를 나와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 유적지를 가다가 아산면 구암리 마을에 다다를 즈음 깜짝 놀랄 장면이 나타난다. 산 전체가 바위인데, 거대한 거북이가 있고 그 거북이 머리 앞에 사람의 머리가 보인다. 영락없는 사람의 머리모양이다. 코와 입이며 이마 그리고 머리윗부분은 머리카락이 나 있지만 뒷머리는 대머리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긴 모습은 근엄하기까지 하다.

a 거북이와 사람의 머리. 사진의 오른쪽 밑에 하얀색의 작은 건물이 아산초등학교다. 바위 크기를 짐작하시길.

거북이와 사람의 머리. 사진의 오른쪽 밑에 하얀색의 작은 건물이 아산초등학교다. 바위 크기를 짐작하시길. ⓒ 윤형권

이곳은 아산면 아산초등학교 뒷산이다. 고창군에 근무하는 유영란씨에 의하면 "병바위와 소반바위라고 하는데, 신선이 술에 취해 이곳에서 넘어져 들고 있던 술병이 거꾸로 땅에 꽂히고 소반은 엎어진 모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내려 온다고 한다.

신선이 고창의 아름다운 경치와 복분자술에 취해서 그런 실수를 했나? 그런데 기자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거북이 머리 앞에 있는 사람 머리 모양이 좀 더 긍정적인 해석이 아닐까 한다. 왜냐면 신선이 소반을 엎어버렸다면 그리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창은 풍수지리상 명당이 많기로 유명하다. 따라서 이곳 아산면 구암리에 있는 바위도 필경 상서로운 기운이 서려 있을 법하다. 이 바위를 바라보는 장소와 보는 사람에 따라서 해석은 제각각일 수 있지만 어쨌든 고창은 신비로운 힘이 서려 있는 곳임이 틀림없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가족들과 함께 고창 나들이 권하고 싶다. 선운사, 고인돌 유적지, 고창읍성 등 볼거리가 즐비하다. 볼거리만 많은 게 아니다. 맛 볼거리도 진진하다. 선운사 입구의 풍천장어는 꼭 먹어야 한다. 고창 복분자 술도 반드시 곁들일 것을 강조한다. 잠깐 음주운전은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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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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