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제, 지금 학교에서는...

등록 2005.05.20 22:16수정 2005.05.2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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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과목 선생님, 도대체 뭘 가르치시는 거지?"
"정말 인간적인 면은 하나도 찾아 볼 수가 없다니깐."


요즘 학교에서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 사이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가만히 듣다보면 친구들의 말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학교는 하나의 작은 사회라고 우리는 어릴 적부터 배워왔습니다.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몸으로 습득하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그야말로 배움의 장입니다.

하지만 요즘 이 '밀폐된 작은 사회'의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 만은 않습니다. 이 '작은 사회'에서는 약자가 강자를 견제할 수 있는 견제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선생님에 대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의견은 소위말해 반항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학생들은 민주적 의견을 발표하는 방법을 배우기 전에 누군가에게 억압되고 복종하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됩니다.

어른들은 학생들이 사리분별이 어두워 선생님을 평가하기에 부족하고 그 결과의 객관성이 의심된다 하지만 점수를 잘 주고 안 주고를 떠나, 체벌을 가하고 안 가하고를 떠나, 학생을 진정 가슴으로 대해 주는 그런 선생님은 어떤 학생이나 좋아합니다.

또 단순히 이 선생님이 이 수업에 들어와서 시간만 때우고 나가는 선생님인지 아니면 진정 우리에게 지식을 전수해 주려 하는 선생님인지 쯤은 학생들 모두 알고 있습니다.


어느 학교에서 실시한 교원평가에서 무서운 선생님, 점수를 짜게 주는 선생님을 나쁘게 평가한 학교가 있었다구요? 점수를 짜게 주는 선생님도 학생의 외모나 성적을 보고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학생의 노력, 성실함에 대해 점수를 주면 누구나 수긍을 합니다.

무서운 선생님을 학생들이 싫어해서 평가를 나쁘게 내렸다구요? 그러나 히스테리나 사적 감정에 의한 체벌이 아닌 사랑이 담긴 체벌은 학생들도 모두 속으로 이해합니다.


사제지간의 정이 아닌 삭막한 지식만을 주고받는 일이 이 '작은 사회' 에서 하는 활동의 전부가 되어선 안됩니다.

물론 개인에 따라 선생님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누가 보든 이 '작은 사회' 안에서 용납할 수 없거나 '작은 사회' 구성원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혹은 정신적 상처를 입힌 것이 인정된다면 그것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 하나쯤은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자가 자기계발 없이 이 '밀폐된 작은 사회' 안에서 살아가길 원하는 건 도둑 심보가 아닐까요. 그런 사람들은 자연히 평가를 받고 도태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은 양질의 수업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교육이 의무교육인 만큼 교육의 질도 의무적으로 향상되어야 합니다.

교직을 천직이 아닌 단지 안정된 직장으로 생각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교단에 많이 계시는 한 이런 고질적인 '작은 사회'의 문제는 쉬이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공진언 기자는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덧붙이는 글 공진언 기자는 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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