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들의 자발적인 노동으로 일이 착착 진행됐다.전희식
아무리 좋은 강사를 모시고 좋은 공부를 해도 그것이 손과 발을 통해 완성되지 못하고 눈과 머리로만 익히고 끝나면 자기 것이 안 되는 법. 따라서 우리는 꼬박 이틀 동안을 고된 막노동을 통해 구들 놓기를 배웠다. 이론 강의는 짧고 실습이 대부분이었다.
"허허. 품삯 주면서 일 시키면 저렇게 못 할 거여~"
"10만원을 준들 누가 하겠소?"
일을 다그치는 감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시키지 않아도 사람들은 눈썰미로 일을 찾아서 열심을 다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게으름 안 피우고 일 잘하는 사람은 그만큼 더 깊이 배우게 되는, 노동이 곧 공부가 되는 이틀이었다.
지난 21일 오전 9시 반에 온양온천역에 모인 우리는 아산시 초사동 사래마을의 한 시골집으로 갔다. 70년 되었다는 집은 낡을 대로 낡았지만 오랜 세월을 견뎌 온 넉넉함이 있었다. 뒤꼍에는 자그마한 채마밭이 있었고 생태 화장실은 냄새 하나 안 풍겼다. 허술해 보이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쉽게 넘볼 수 없는 기품이 느껴지는 집이었다. 아담한 크기와 자연스러우면서도 위엄 있는 지붕 물매가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렸다.
우리에게 주어진 공부는 이 집의 한 칸짜리 구들방을 뜯어 내면서 옛 어른의 구들 솜씨를 익히는 것과 대청마루까지 이어지는 두 칸짜리 구들방을 새로 만드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