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북핵? 지금은 폭탄보다 음식이 필요"

"한-브라질 협력, 잠재력에 비해 교류 적어 아쉬움"

등록 2005.05.25 16:50수정 2005.05.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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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김원기 국회의장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제6차 정부혁신세계포럼 참석차 방한중인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제6차 정부혁신세계포럼 참석차 방한중인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25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김원기 국회의장과 각당 원내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다시 한번 한국과 브라질의 경제협력 강화를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방한을 통해 새로운 협력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있다"며 "아직 잠재력에 비해서 교류가 적지만 앞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노무현 대통령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룰라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브라질은 '어떤 경우도 핵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지금은 폭탄보다는 직업과 음식이 필요한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기 의장은 "아직 양국 교류에 아쉬움이 많은데 브라질의 광활한 국토와 한국의 힘이 합쳐지면 양국 모두에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장은 "지난 집권 2년간 브라질이 경제적으로 회생하고 중남미 공동체 선두에 서게 됐다"고 룰라 대통령을 치켜세우고 "한국과 브라질은 지리적으로 지구 반대편이지만, 식민체계과 독재 정권을 극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천영세 "룰라의 복지정책, 민노당의 '무상의료·무상교육'과 공통분모"

이날 룰라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오후 2시30분부터 약 35분간 이루어졌으며, 김원기 의장은 물론 김덕규 국회부의장과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 원혜영 한-브라질 친선협회장이 배석했다.

특히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룰라 대통령에게 특별한 '동지애'를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룰라 대통령이 속한 브라질노동자당(PT당)이 민주노동당의 자매당이기 때문이다. 두 당은 지난 99년부터 지속적인 교류를 가져왔다.


천 의원단대표는 "룰라 대통령의 '기아 제로 프로그램'이나 사회복지 정책확대 조치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는 민주노동당의 무상의료·무상교육 활동과도 공통분모"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진보진영이 룰라 정부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다"며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룰라 정부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민주노동당이 원내 정당이 되고 오늘 의원단대표와 같이 이야기하게 되어서 기쁘다"며 화답했으며, 회동을 마치며 천 의원단대표의 손을 양손으로 꼭 쥐며 유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a 방한중인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원기 국회의장.

방한중인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가운데는 김원기 국회의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자유분방한 브라질 의원들... 한국은 '정자세'

25일 오후 룰라 대통령과 함께 국회를 방문한 아모링 브라질 외교부 장관과 국회의원들은 회동 내내 자유분방한 자세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룰라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은 다리를 꼬고 팔을 괴거나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앉는 등 편한 자세를 취했다. 몇몇 의원들은 대화와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누었고, 심지어 디지털카메라를 주고받으며 여러차례 룰라 대통령과 김원기 의장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모링 장관은 룰라 대통령의 말을 가로막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회동 내내 팔걸이와 등받이에 몸을 딱 붙인 채 정자세를 유지해 대조를 보였다. 다만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잠시 수첩을 뒤적였고 임채정 의원은 잠시 다리를 꼬았다가 풀었을 뿐이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김기만 국회의장 공보수석은 "남미 문화가 원래 자유분방하다"며 "우리도 많이 달라져서 노무현 대통령 발언 중에 국무위원이 끼어들어 의견을 개진하거나 젊은 참모가 노 대통령과 함께 담배를 피우며 회의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국무위원이 노 대통령 말을 가로막는데 머리가 쭈뼛 서더라"며 "DJ까지는 대통령 발언 중에 끼어드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화장실도 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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