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논에서 청개구리들이 짝짓기를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청개구리는 막상 보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다. 이 녀석들은 어딘가에 숨어서 사람들이 자리를 뜰 때까지 기다린다. 물론 가끔은 그 사이를 못 참고 울다가 모습을 들키기도 한다.
청개구리는 흔하지만 청개구리가 알 낳는 모습을 담은 자료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청개구리가 어떻게 알을 낳는지 사진에 담아보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던 중 마침내 논 주변에서 짝짓기를 하는 쌍을 발견했다. 이 쌍을 그대로 논에 옮겨놓고 사진을 찍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그랬더니 수컷이 암컷 등에서 떨어져 나오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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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개구리 수컷. ⓒ 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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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빛 청개구리 암컷. 몸이 늘어진 것으로 보아 여기에 알이 들어있을 것이다. ⓒ 손상호
이대로 허탕을 치는 건 아닌가 했더니, 조금 뒤에 다시 기회가 왔다. 이번에는 갈색 암컷 위에 풀빛 수컷이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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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호
조금 기다리고 있자니 녀석들이 알을 낳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도망치면서 알을 낳는다. 나도 이대로 멈출 수 없어서 녀석들을 따라가면서 알 낳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려고 했다. 그리하여 따라가면서 억지로 몇 장의 사진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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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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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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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호
이렇게 낳은 청개구리 알은 어떻게 생겼을까? 이것도 나로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좀 그럴 듯하게 생긴 청개구리 알이라고 찍은 것이 다음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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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상호
알에서 깨어난 청개구리는 누런 빛깔을 띠고 있다. 비슷한 때에 알에서 깨어난 참개구리가 비교적 검은 빛깔을 띠는 것과 비교된다. 그런 까닭에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때를 지나면 청개구리의 올챙이도 참개구리의 올챙이와 몸 빛깔의 차이는 별로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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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개구리 알에서 깨어 나온 모습. 사진 가운데 있는 작고 길쭉한 것. ⓒ 손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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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개구리 알에서 깨어 나온 모습. 사진 위 아래에 있는 검고 길쭉한 것. ⓒ 손상호
나에게 있어서 청개구리 관찰은 이제 시작되었다. 작지만 큰 소리를 내는 청개구리들은 논에서 성공적으로 살고 있는 몇 안 되는 우리나라 물뭍짐승 중 하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물살이(http://mulsari.com)에도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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