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 적조 등 동해안 이상기류

적조 열흘 넘게 계속..."생태 메커니즘 규명해야"

등록 2005.05.30 05:45수정 2005.05.3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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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공단과 포항시를 연결한  형산교. 왼쪽 강유역에서 발생한 적조가 오른쪽 강 하류로 이동해 적갈색을 띠고 있는 모습. 27일 오전 포스코 환경센타서 촬영.
철강공단과 포항시를 연결한 형산교. 왼쪽 강유역에서 발생한 적조가 오른쪽 강 하류로 이동해 적갈색을 띠고 있는 모습. 27일 오전 포스코 환경센타서 촬영.최찬문
형산강 하구의 인라인 스케이트장 부근까지 확산된 적조. 26일 오후 촬영.
형산강 하구의 인라인 스케이트장 부근까지 확산된 적조. 26일 오후 촬영.최찬문
형산강 하류에 발생한 적조가 열흘 넘게 소멸되지 않는 가운데 매년 발생하는 적조에 대한 생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동해안 오염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형산강 하구에 5월 중순부터 발생한 적갈색 조류가 점차 확산되자 포항시는 23일 1차로 수질 검사를 해 "클립토마스란 적조생물이 ㎖당 5천~6만 개체로 검출됐고 이 생물은 매년 형산강에 발생하던 것이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적조생물이 무해성 조류이고 숫자도 기준치(㎖당 7만 마리)보다 적어, 적조주의보를 내리진 않았으나 수질검사와 예찰활동 강화 등 적조확산에 주목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매년 반복 발생하는 형산강 적조 "자연소멸 외 대책 없어"

그러나 형산강 적조는 열흘 넘게 소멸되지 않은 채, 적갈색 띠를 만들어 형산강 하류의 '섬 안 큰 다리'와 '송도 방파제' 사이 강물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상태이다. 포항시 수질담당자도 비가 와 자연소멸을 기대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밝히고 있는 실정.

27일 형산강 둔치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만난 최아무개씨는 "검붉은 띠가 바다 앞까지 온 걸 보니 왠지 혐오스런 느낌까지 든다. 매년 똑같은 곳에 적조가 반복적으로 생긴 걸 알고도 이를 방치한 것은 무사안일이 아니냐"며 행정당국을 비난하고 "여기엔 요즘 바다에서 올라온 은어와 숭어가 수면 위로 뛰어노는 걸 자주 보는데 적조가 확산돼 물고기가 죽진 않을까 걱정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섬안다리(멀리 보이는 다리)부근에서 보름 전에 적조를 목격했다. 수계공사로 형산강은 파괴되고 있으며 환경단체에선 획일적인 직강공사가 오히려 생태환경을 파괴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섬안다리(멀리 보이는 다리)부근에서 보름 전에 적조를 목격했다. 수계공사로 형산강은 파괴되고 있으며 환경단체에선 획일적인 직강공사가 오히려 생태환경을 파괴한다고 우려하고 있다.최찬문
철강공단 조성과 형산강 생태 변화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적조가 송도 앞바다까지 이동한 모습(26일 오후 촬영).
철강공단 조성과 형산강 생태 변화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적조가 송도 앞바다까지 이동한 모습(26일 오후 촬영).최찬문
포항시는 지난 주 2차 수질검사를 실시해 적조생물이 ㎖당 최대 5만 마리로 검출돼 1차 검사 때보다 숫자가 줄었으며 모니터링 결과 28일 현재 적조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적조가 준 이유에 대해 포항시 수질담당자는 "인 등 영양염류가 적조활동으로 인해 먹이로 섭취돼 적조가 줄어 든 것이다. 이를 소멸단계로 단정하긴 힘들며 또 확산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해석하며 30일에 3차 수질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패류 독소와 냉수대 확산 '동해안 환경 이상'


또한 지난 10일과 17일에는 경북 영덕군과 경주시 해역에 서식하는 '진주담치'에서 패류독소가 기준치 이상 검출돼 채취가 전면 금지됐고 20일 포항해양수산청 관측 결과 동해안 냉수대가 또다시 확산된 것이 확인돼 양식업계가 물고기 폐사 예방에 비상이 걸린 상태로 형산강과 동해안 연안에 수질오염으로 추정되는 이상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매년 반복되는 형산강 적조에 대한 생태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형산강을 둘러싼 동해안 환경오염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몇 해 전 '은어가 돌아오는 형산강'을 기획한 김동억 포항분권운동본부 기획실장은 "형산강 유역의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들을 철저히 관리하고 강을 살리는 종합적인 연구와 대책이 시급하다"며 "형산강을 살리는 데 경주와 포항시민 그리고 기관과 기업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포항시 환경과 김정희 계장은 "형산강 적조처럼 한 종류의 적조생물이 같은 지역에 매년 반복해 발생하는 현상은 세계적인 사례가 없는 걸로 안다. 그래서 적조 메커니즘을 규명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설명하며 "올 해 경북 환경기술센터에 연구를 의뢰했으며 결과는 내년에 나온다"고 밝혔다.

한편 바다의 날(31일)을 앞두고 해양수산청과 포항해경 등 해양관련 기관들은 오염사진전과 정화활동을 하는 등 바다오염에 대한 대시민 캠페인과 바다쓰레기 수거활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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