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순창민속마을> 감장아찌인데 소금에 절여 떫은 맛을 없애고 얇게 잘라서 다시 양념을 하거나 고추장에 박아두면 맛있는 감장아찌가 됩니다. 여러 열매나 뿌리가 활용될 소지가 많습니다.김규환
우리가 즐겨먹던 장아찌는 오이와 무 뿌리, 더덕, 매실, 감, 풋고추, 마늘이 대표 구실을 했다. 들깻잎, 콩잎도 예외가 아니었다. 집 주위에서 흔하면서 다소 딱딱한 재료로, 가능하면 오랫동안 변형이 되지 않고 수분만 조금 빠질 뿐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면서 장에 넣어두기만 하면 자연 발효되어 입맛을 되찾는 데 둘도 없는 친구였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엔 저장하는 최선의 방법은, 따뜻한 남부지방이나 겨울이 1년 중 절반 이상인 북부 산악지대이나 짜면 짤수록 좋았다. 군내가 나지 않으면서 원형 그대로 맛을 유지하는 게 쉽겠는가마는 대체 수단이 없었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이라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소금을 듬뿍 뿌려 땅에 묻어야만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