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은 여전히 노동·인권 사각지대 몰려"

등록 2005.06.02 17:44

수정 2005.06.02 17:59

"아르바이트 대학생(속칭 알바생)들이 일하는 사업장은 노동·인권 사각지대인가?"

경기 악화로 아르바이트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사업장이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등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 사회대학생회와 민주노동당 계명대 학생위원회, 민주노동당 경북대 위원회 등 3개 단체는 지난 5월 한달 동안 계명대 성서캠퍼스(대구 달서구 신당동 소재)와 경북대(북구 복현동) 일대 106곳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92곳, 86.6%가 최저 임금(시급 2840원)에 미달된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대상 사업장 106곳 중 아르바이트를 고용할 당시 근로 계약서를 작성한 곳은 단 13곳(12.2%)으로 나머지 93곳(87.8%)의 상당수 사업장은 근로계약서를 벌도로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 보험 가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 9곳(8.5%)만이 가입했다고 응답했을 뿐 55곳(51.9%)만이 안했다고 답해 아르바이트 학생들의 처우가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무응답 42곳·39.6%)

또 조사 대상 사업장의 아르바이트 대학생 10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주당 평균 41.3시간(하루 평균 7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학생에 반해 휴학생의 경우 평균 50시간을 일하고 최대 7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있어 주 44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근무의 경우 아르바이트 대학생 응답자 중 57명(54.8%)이 밤 10시 이후 1시간 이상의 심야 근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장 근무나 야간 근무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법정 연장·야간수당이 지급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 단체들 "노동부·교육부 강력히 감독하고 시정해야"

이날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조사를 맡은 계명대 사회대 학생회와 민주노동당 계명대·경북대 위원회는 2일 낮 12시 계명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 아르바이트 노동권리 찾기를 위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대학생 단체들은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일하면서 학교 다니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기가 일한 만큼 법적으로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동부와 교육부에서는 학생 아르바이트의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하루 빨리 인식하고 적절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면서 "감독 시정해야 할 국가기관이 있지만 역할을 제대로 못해 학생들이 스스로 권리 찾기 운동을 벌여야 한다"면서 강력한 시정조치를 촉구했다.

특히 주변상가 업주들에게는 "경기가 어렵다거나 장사가 잘 안되는 피해를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에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면서 "법상 명시되어 있는 최저 임금 보장과 산재보험·근로계약서 작성·수당 지급 등의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준한 민주노동당 계명대 학생위원장은 "향후 최저 임금 등을 준수하지 않은 곳으로 조사된 업소를 노동청 고발하고 상가연합단체를 만나서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라면서 "또 학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도 시급 2580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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