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세대, 돈지갑을 열어라!

실버세대 마케팅으로 불황을 극복하자

등록 2005.06.18 14:30수정 2005.06.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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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계속된 경기침체로 많은 경제 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적절한 영업 및 마케팅 전략을 세워서 모든 노력을 다한다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다.

오늘날 우리는 세대간의 행동양식 및 삶의 방식이 제각각 다름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세대간의 차이를 이해하고 영업목표가 되는 세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세대 마케팅은 매우 중요한 영업 및 마케팅의 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부를 차지하고 있는 세대는 50, 60대의 노년층이라고 볼 수 있다. 해방 이후 또는 전쟁 이후 태어난 이들 세대들은 산업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노력을 했고 이 과정에서 나름대로 다른 세대에 비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 세대의 특징은 주택에 대한 소유 개념이 강하고, 그들보다 젊은 세대에 비해서 검소하고 절약정신이 강하다. 이러한 실버 세대가 국내의 부를 많이 소유하는 것에 비해, 이들 세대에 대한 깊은 분석과 마케팅 전략수립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일본 단카이 세대와 실버 마케팅

일본의 경우를 보면 일본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타깃 세대를 정하고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왔다. 지금 일본의 50, 60대인 실버 세대 그룹 중에는 '단카이'라 불리는 세대가 있다. 우리말로는 '단괴', 즉 불쑥 튀어나온 덩어리를 뜻하는 이 세대는 1947년부터 1949년 사이에 태어나 현재 인구수는 7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9.5%를 차지한다. '단괴'라는 말은 인구의 피라미드구조 중에 많은 인구수로 인하여 불쑥 튀어나온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유래되었다.

이 들 세대의 특징은 고도성장기를 거치면서 구매력이 크고 고급브랜드 선호가 강하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이들 세대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이 세대가 성장함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달리해 왔다. '단카이' 세대가 성장→결혼→가정 형성→노령화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이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였던 것이다.


'단카이' 세대가 50대가 되었던 90년대는 일본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시기였다.
이 세대에게는 자식들이 점차 독립되면서 경제적 부담은 적어지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증대되는 시기였던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 '단카이' 세대는 건강과 젊음에의 욕구는 고조되었지만 소비는 비교적 신중하였다.

이에 일본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을 읽고 '단카이' 세대를 위한 다기능 복합제품, 웰빙 관련 제품을 내놓았다. 음이온 발생가전, 녹차음료, 건강정보 수록 전자사전 등이 이 때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미쯔비시는 야채와 비타민 손실이 적은 2인용 397리터 소형냉장고를 개발하여 히트를 친 바 있다.


2000년대 들어 '단카이' 세대는 연금, 안정적인 자산 운용으로 인하여 경제적인 안정을 누리면서, 정년퇴직으로 인해 많은 자유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삶의 방식으로 인하여 이 세대는 건강, 여행, 취미 생활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어, 기업들은 이에 맞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사용이 편리한 체험형 유니버셜 디자인 상품을 개발하였다. 젊은 시절의 추억을 다시 느끼게 하는 '회고 소비'와 제2의 인생설계를 하는 '재생 비즈니스'가 그것이다.

일본 노년층을 상대로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는 회사 중 하나로 굿윌(Goodwill)이란 회사가 있다. 이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는 고령자를 위한 재택서비스로, 이는 일본에서의 실버 세대를 위한 마케팅이 얼마나 시장잠재력을 가졌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 진입

미국 같은 경우도 '실버세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료 및 복지와 관련된 마케팅 활동은 이미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유행하는 상대로 하는 사업 중 하나가 대학가에 실버세대를 위한 하숙촌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젊은 시절의 활력을 느끼고 싶어 하는 이 세대의 심리를 분석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IT산업의 발전은 실버세대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인터넷을 통한 실버산업이 황금어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업체들은 노인들이 일반적 통설과는 달리 기술적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고 배우려는 열의가 높으며,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 적절한 서비스만 제공하면 단골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서드에이지닷컴(ThirdAge.com)' 등은 노인사이트를 개설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표적인 예이며, 인터넷상으로 의료 상담을 하는 사이트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실버 세대에 맞는 크고 넓은 모니터, 넓은 키보드를 만드는 회사들도 있다.

스웨덴의 '웰톤웨이'사는 PC의 컨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는 실버세대에 맞는 시원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만들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PC 내의 동영상,음악파일, 인스턴트메신저, 인터넷 등을 리모콘을 이용하여 TV를 통해 볼 수 있어 컴퓨터에 익숙지 않은 노인들이 첨단 미디어를 이용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UN은 국가의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비율이 7% 이상일 때를 고령화 사회, 14% 이상일 때를 고령 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일 때를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이 기준에 의하면 일본과 스웨덴은 초고령 사회로, 미국은 고령화 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를 향해 가는데 이러한 경향은 우리나라에도 적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7월 1일을 기점으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처음으로 총인구의 7%를 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실버세대를 위한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은 눈에 띄게 성공한 사업이 많지는 않은 듯 하다.

최근 50, 60대는 의학의 발전으로 나이에 비해서 매우 건강하며 스스로 아직 젊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 건강에 관심이 많고, 젊은 세대처럼 디지털 디바이스에 쉽게 열광하지는 않지만 높은 경제력으로 고가의 제품에 대한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흔히들 요즘 부자들이 돈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의 50 ,60대가 세대로 본다면 부자세대에 해당할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젊은' 노년층인 실버세대를 겨냥한 적절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때 이들은 넉넉한 돈지갑을 열게 될 것이고, 이들의 구매력은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윤활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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