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이렇게 해라

세일즈맨 다카기 레이지의 <사람을 움직이는 사람>

등록 2005.06.23 08:44수정 2005.06.23 14:45
0
원고료로 응원
a 책 <사람을 움직이는 사람>

책 <사람을 움직이는 사람> ⓒ Notebook

“현장에서 뛰고 있는 모든 세일즈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세일즈는 단지 물건을 파는 일만이 아닙니다. 지갑뿐만 아니라 고객의 마음도 열어야 합니다. 마음을 열게 한다는 점에서는, 아기가 엄마 젖을 달라고 조르는 것도 세일즈입니다.

어린애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 취업활동 그리고 결혼까지도 세일즈로 볼 수 있습니다. 세일즈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하고 존엄한 일이며, 나아가서 인생 그 자체가 되는 것임을 명심하십시오.”



평생을 세일즈맨으로 살아온 메이코 상회의 설립자 다카기 레이지. 그는 세일즈맨이 은근히 무시 당하는 사회에 일침을 가하며 세일즈야말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이 필요한 고도의 능력이라고 말한다. 꼭 세일즈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을 이끄는 지위에 있는 이들, 가족이나 친구와의 인간 관계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이야말로 꼭 필요한 것임이 분명하다.

저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으로 얄팍한 속셈과 상술이 드러나는 말재주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의 조건들에 어떤 것이 있는지 80가지의 항목으로 조목조목 설명한다.

‘자신만의 엔진을 갖고 있는 사람, 타인의 장점을 볼 수 있는 사람, 포용력 있는 사람, 사람을 키울 줄 아는 사람’ 등 그 조건들은 어떻게 보면 ‘세일즈맨’의 조건이기보다 좋은 인간 관계와 사회 생활을 위한 것들에 해당한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보다 설득력 있게 독자에게 다가온다.

“앞으로는 사장 혼자 기관사가 되어 사원 모두를 이끌어가는 방식으로는 어지러우리만큼 빠르게 변모해가는 시대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무한 경쟁 시대에 들어선 요즈음은 직원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성장 엔진을 달고, 다같이 전진해가야 하는 시대입니다. 따라서 자신만의 엔진을 달지 않은 사원은 뒤처지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책의 내용은 세일즈나 기업 운영, 조직 관계에 있어서 ‘진실함’과 ‘인화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쉽게 물건을 파고 끝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서비스 정신을 지키고 제품의 품질에 자신이 있다면 그 상품은 잘 팔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직 내부에서도 ‘정보를 공개하고 조직 전체로 공을 돌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른 이들을 위한 이타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을 때에 그 조직은 성공적인 길을 향해 나아감이 분명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정보를 독점하고 기회만 있으면 공적을 자기만의 몫으로 하려 한다. 이런 태도는 성장을 유도하기보다 퇴보의 자아를 만들 뿐이다.

“세일즈맨이 몇 백 명 있다고 하더라도, 자기 자신은 단지 한 사람일 뿐입니다. 저는 항상 ‘저를 좀 사주십시오’라고 말해왔습니다. 아울러 ‘애프터서비스와 보수 관리 등 모든 서비스를 기계와 함께 드리겠습니다’라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때로는 뭘 그리 딱딱하게 일하느냐고 힐책을 듣기도 했지만, 이러한 서비스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해주는 분들이 제 주변에 항상 많이 계셨습니다.


그분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은 단지 제품만 판매하는 자세가 아닌 서비스 그 이상의 것까지 드려야겠다는 제 마음가짐이었습니다. 가격파괴, 가격경쟁이 성난 파도처럼 몰려오는 어려운 상황에서 신념을 가지고 현실을 헤쳐나가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상이나 신념이 없는 세일즈는 경쟁에서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와 같은 세일즈 정신은 비단 물품의 판매에서만이 아니라 조직의 운영에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는 유용한 생각이다.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고 어떠한 일을 하든지 간에 최선을 다해 서비스한다고 생각할 때에 그 일은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진리를 우리는 흔히 간과해 버린다. 그것이 바로 일의 실패를 불러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자기는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혹은 무엇인가 자신의 내부에서 확신이 들 때까지 끈질기게 따라붙는 세일즈를 했다고 말한다. 새로운 고객과의 명함 교환을 쉽게 생각하지 말고 ‘한 번 명함을 교환하면 평생 교류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살라는 것. 이러한 책임감이 바로 그의 성공을 불러온 것이다.

그는 ‘도산한 회사에 있었던 사람에게는 도산이 버릇이 되었다고 해야 할지,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고 말한다. 즉, 한 조직이 성공하고 실패하는 데에는 그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 양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조직을 운영하는 리더에게 있어 명심해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조직이 성공하길 바란다면 조직 구성원들의 분위기를 살피고 긍정적인 흐름으로 유도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말 평범한 세일즈맨에서 출발하여 큰 기업의 사장이 된 다카기 레이지. 그는 성실함과 끈기,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인간적인 신뢰 등을 바탕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그가 개발한 제품의 우수성도 우수성이지만, 끊임없는 자신의 노력들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모든 조직과 인간 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서 그는 ‘영구한 큰 강과 같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한다. 지금 세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다음 사장에게 확실하게 인계하여 그 사장이 또 다음 세대에 이어나가는 기업. 자신이 살기 위해 회사를 만드는 게 아니라 한 기업이 영원히 남아 다음 세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이처럼 책임감을 가진 기업 정신을 지닌 리더들이 많을 때에 그 사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최근 귀국한 김우중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자신이 살기 위해 기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 이타심(利他心)이 부족한 기업인. 그래서 그가 사회적 비난을 한 몸에 받는 게 아닐까 싶다.

덧붙이는 글 | 서평 웹진 <리더스 가이드>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서평 웹진 <리더스 가이드>에도 실렸습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사람

다카기 레이지 지음, 김순희 옮김,
노트북(Notebook), 2005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5. 5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