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명당'의 비결... 명당수? 집터? 버드나무?

1등 당첨자 5번 배출한 홍성 복권방에 대한 풍수적 해석

등록 2005.06.24 17:33수정 2005.06.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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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홍성 천하명당 복권방.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홍성 천하명당 복권방.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 윤형권


'명당'이라고 하는 신묘한 터는 과연 있는가? 풍수가들의 말에 의하면 풍수는 인간이 대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려는 노력의 하나라고 한다. 인간은 산과 강, 바람과 흙, 그리고 태양을 떠나서는 단 하루도 살 수 없기 때문에 풍수는 과학이며 엄연하게 실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풍수를 믿지 않는다는 사람들은 풍수는 우연의 일치이고,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난 노력의 결과에 결부시켜 붙여낸 것에 불과하다고 한다.

자, 그럼 풍수의 실체가 있다고 믿든지 말든지, 과학이라고 여기든지 말든지, 풍수를 둘러싼 논쟁에 뜨거운 불을 붙이려고 충청도 서부지역에서 걸출한 인물을 많이 배출한 홍성 땅으로 안내한다.

여기는 홍성군 홍성읍 오관리. 백야 김좌진 장군이 두 눈을 부릅뜨고 길가는 사람들에게 민족혼을 일깨워주고 계신 곳이다. 홍성은 조선태종(1413년) 때 16개 군현을 거느린 '홍주목'이었으나 지금은 인구 9만5천명의 작은 소도읍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근 이 작은 소도읍 홍성에 있는 5평짜리 복권방에는 전국 각지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어린아이를 업고 오는 여인네, 60대의 할아버지, 20대의 젊은 연인이 손을 잡고 오기도 하고 아예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오기도 한다.

사는 곳이나 얼굴은 제각각 다르지만 소망하는 것은 하나. 이들이 꿈꾸며 소망하는 것은 한결같이 '로또 1등', '인생역전', '대박'이다.

인생역전을 위해 구름처럼 몰려드는 사람들


a 1등 당첨자가 나올 때 지하수 꼭지가 이유없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재연하고 있는 박성민, 강연순 부부.

1등 당첨자가 나올 때 지하수 꼭지가 이유없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한 것을 재연하고 있는 박성민, 강연순 부부. ⓒ 윤형권

2002년 12월에 문을 연 홍성의 천하명당 복권방(58·박성민)은 요즈음 일주일에 약 6천~8천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전화주문만 해도 하루에 150여 건. 주말엔 자동번호발권기로 뽑아놓은 것만 해도 2천 장. 5평의 가게엔 언제나 복권을 사러 온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이곳 천하명당 복권방이 복권을 사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기 시작한 것은 1등 당첨이 두번째로 나온 2004년 2월, 63회부터다.


"처음 1등이 나왔을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두번째로 1등이 나오니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손님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홍성 천하명당 안주인인 강연순(52세)씨의 말이다.

2003년 11월 48회(24억1567만원)를 시작으로 2004년 2월 63회(79억2224만원), 2004년 3월 68회(29억4588만원), 같은 해인 12월 107회(66억7992만원) 등 무려 네번째 1등을 만들어 냈다. 홍성 천하명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05년 들어 잠잠하더니 급기야는 지난 6월 11일 132회에 당첨금 29억2047만원이나 되는 1등 당첨자를 배출하여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지금까지 당첨금 누적금액이 무려 228억8천여만원이나 된다. 홍성 천하명당 복권방은 이렇게 해서 이름에 걸맞게 연거푸 5번이나 로또 1등을 만들어내면서 전국 최고의 '로또명당'으로 등극했다.

지금까지 전국 8300여개 로또 복권방 중 1등 당첨자를 4회 이상 배출한 복권방은 충북 청주시 가경동의 '대박찬스', 부산 범일동 '천하명당', 홍성 '천하명당' 등 3곳.

이유가 뭘까?

a 박씨의 집 정원에 있는 잘려진 버드나무.

박씨의 집 정원에 있는 잘려진 버드나무. ⓒ 윤형권

홍성 천하명당이 전국 최고의 '로또명당'이 되면서 복권방과 박성민씨의 집을 둘러싸고 풍수적인 해석을 내놓기 시작한다.

어떤 풍수가는 박씨의 집의 땅속에 명당수가 들어 있어 '물과 관련된 사건'이 있을 때마다 1등 당첨자가 나오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홍성 천하명당 복권방에서 5번의 1등 당첨자가 나오는 동안 복권방 주인인 박씨의 집에서 물과 관련된 사건이 터졌다.

첫번째 1등 당첨자가 나올 때인 2003년 11월 48회 때는 정원에 있는 지하수배관꼭지가 이유 없이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보일러배관이 터진다든지, 화장실배관이 터진다든가 2~4회까지 모두 물과 관련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11일 5번째 1등 당첨자가 나왔을 때인 지난 6월 9일에는 보일러실 기름 탱크에서 이유 없이 기름이 새나오는 사건이 발생한 후였다.

어떤 풍수가는 또 이렇게 해석했다. 홍성시내로 흐르는 개천이 박씨의 집을 감싸 안고 흐르는 전형적인 양택명당이라고 한다.

박씨의 집은 복권방에서 불과 2~3분 거리에 있는데, 간좌곤향(艮坐坤向 : 동북쪽에서 남서쪽을 바라보는 형국)에 간주곤문(艮主坤門格 : 대지의 중심에서 볼 때 건물의 주위치가 동북쪽에 있고 대문은 남서쪽에 있음)이다. 양택풍수의 교과서격인 양택삼요결에 의하면 간주곤문이고 부엌이 간(艮 : 동북)방향일 경우, 부귀번영, 다복평안을 기약한다고 했다.

박씨는 지금의 집에서 약 18년간 살아왔는데, 집안의 정원에 있는 큰 버드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고 한다. 버드나무가 집안을 뒤덮어 여름철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어 베지 않았는데, 어떤 풍수가가 "집안에 집보다 큰 나무가 있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여 베었다고 한다. 이때가 복권방을 한지 1년 정도가 지날 때였다.

그러니까 박씨 집의 정원에 있는 버드나무를 베고 난 후부터 1등 당첨자가 나왔다는 것이다. 풍수가는 박씨 집이 좋은 터임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왕성한 기운이 가로막고 있다가 나무를 제거하니까 본래 기운이 발복했다는 말이다.

"주인이 문 닫고 몽땅 사버리면 1등 먹는 것 아냐?"

a 천하명당 복권방 주인이 살고 있는 집의 평면도

천하명당 복권방 주인이 살고 있는 집의 평면도 ⓒ 윤형권

홍성 천하명당에 대한 풍수적인 해석에 대해 어떤 이는 "1등 당첨으로 소문이 나서 복권이 많이 팔리니까 1등 당첨 확률이 높아져서 그런 것"이라며 풍수적 해석에 이의를 달기도 했다.

"물에 관련한 사건이 터지는 것은 주인만 아는 일이기 때문에 '물 사건'이 터지면 복권방 문 닫고 주인이 몽땅 사버리면 1등 되는 것 아니냐"는 어떤 사람의 우스갯소리에 주인의 명답이 나온다.

"몸에 좋은 우물은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어야 됩니다. 몸에 좋다고 우물주인이 다 마셔버리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주인의 말을 들으니 풍수지리서에서 읽은 다음과 같은 말이 떠오른다.

"천하의 신묘한 기운에 의해 복을 받은 사람은 그 복을 혼자 독차지 하려하면 안된다. 자연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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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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