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송강호 "강우석 감독 사과하라"

29일 반박 기자회견 "다윗과 골리앗 싸움 될지언정 정면 대응"

등록 2005.06.29 10:36수정 2005.06.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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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9일 오후 3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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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최민식씨와 송강호씨는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니지먼트사의 공동제작, 수입지분 요구 등에 대해 두 배우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한 강우석 감독의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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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친 최민식씨가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을 감싸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악덕배우 표본이자 원흉처럼 대중들에게 보여지고 있는데, 바로잡기 위해 나왔다."

최근 강우석 감독이 실명까지 거론하며 배우들의 공동제작·수익지분 요구 등 높은 몸값에 대해 비판하자 배우들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최민식·송강호씨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강 감독 발언에 대한 해명 및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강 감독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강 감독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리해석을 동원한 대응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개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 강구"

두 배우는 "강 감독 폭언으로 명예에 큰 상처를 받았다"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배우 개인과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게 영화계 위기해결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따졌다. 또 강 감독 발언에 대해 "어른스럽지 못하고 성숙하지 못한 폭력, 망언"이라며 "이해할 수 없는 난센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구가 지금 얼마나 난처할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설경구씨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강우석 감독이 "소위 연기파 빅3 중에서는 설경구씨 정도가 유일하게 지분요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기 때문.

최민식씨는 "이 자리에서 설경구씨가 거론되는 자체가 동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면서 "어제 강호와 맥주 한잔 하면서 '경구가 지금 얼마나 난처할까'라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무슨 유치한 발상인가, 배우들끼리 이간질시키는 것이냐, 무슨 권한으로 배우들을 비교·분석하느냐"며 강 감독의 표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은 "강 감독이 기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우리가) 마치 부당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매도하고 진실을 호도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공식사과나 납득할 만한 해명이 이뤄진다면 법적 대응은 강구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조선일보> 기사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4일자 기사를 통해 원래 최민식씨에게 영화 <선생 김봉두> 시나리오를 주었지만, 개런티뿐 아니라 추가로 제작사 수익지분까지 요구해 배우를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송강호씨의 경우 "배우에게 제작지분 안 준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어 아예 나를 안 만나려 한다"는 강 감독의 말을 전했다.

"일부 배우, 매니지먼트사 문제를 전부로 매도하지 말라"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영화제작 관련, 이들은 "모든 매니지먼트사와 배우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불특정 다수 회사와 몇몇 연기자 사이에 일어나는 문제점이 다수 배우 및 매니지먼트사가 그렇게 하는 것으로 매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문제점 맨 앞에 최민식과 소속사, 송강호가 앞장서고 부추기며 행동하고 있다는 식의 인식을 주고 있다"며 "사실과 전혀 다른 강우석씨 발언은 배우의 소신을 뭉개버리는 행위"라고 울분을 토했다. 또 "최민식과 송강호를 돈만 밝히는 무책임하고 상식 없는 배우로 전락시킨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 사람의 근거 없는 폭언이 얼마나 많은 피해와 상처를 주는지 지적하고자 한다"며 "그러나 전면적 싸움으로 인식해 행동한다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지언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이 대립이 아닌 명예회복과 함께 문제해결을 도모하는 계기로써 마련됐음을 거듭 강조했다. 따라서 "일부 언론의 표현처럼 상대방 문제를 폭로하거나 대결하고자 하는 자리로 표현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국영화의 갈등과 모순을 해결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국 영화제작가협회와 (가칭)매니지먼트협회의 갈등에 대해 대변하는 자리가 아님"을 강조한 뒤 "영화현장의 소중한 동료에 대한 애정을 밝히고 강 감독에 의해 실명이 거론된 배우, 소속사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열받은 최민식 "여기 조선일보 기자 왔는가"

▲ 최민식씨가 기자회견 도중 <조선일보>에 실린 '강우석 감독 "배우들 돈 너무 밝혀요"'기사에 대해 회견장에 참석한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향해 '강 감독의 발언 내용이 사실이냐'며 질문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민식씨는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됐던 <조선일보> 24일자 기사와 관련, 해당 기자에게 직접 사실여부를 따져 물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최씨는 "강우석씨가 이런 말을 한 게 분명한가"라며 어수웅 조선일보 기자에게 확인을 요청했다. 순간 100여명의 취재진 눈길이 어 기자에게로 향했다. 어 기자는 "그렇다"고 분명히 답한 뒤 "카메라 (찍히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촬영을 거부했다.

다음은 최씨와 어 기자 사이에 오간 대화이다.

최민식 "여기 조선일보 어수웅 기자 왔나? 제가 잘 볼 수 있도록 해달라. 강우석씨가 (신문기사에 나온) 이런 말을 한 게 분명한가."

기자 "그렇다. 강 감독이 실명을 밝히면서 얘기했다."

최민식 "그럼 강우석 감독이 배우들의 실명을 실어달라고 했나."

기자 "미리 얘기도 없이 마치 청문회 자리처럼 저를 청문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듯하다. 반박 기자회견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 다 나왔다. 실명도 나왔고 강 감독에게 확인까지 했다."

최민식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사실을 확인하는 것일 뿐이다. (기자가) 감정적 대응을 보일 필요 없다. 이 자리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싶을 뿐이다. 다시 한번 묻겠다. 강우석 감독이 배우들 실명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는가."

기자 "배우들 실명을 밝히면서 이 사안을 보도해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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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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