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26일 양일간 히로시마시 동구구민회관에서 열린 후소샤 왜곡역사교과서 전시회에서 전시된 후쇼사의 역사·공민(아래부터 두번째) 교과서. 이 교과서는 지난 2001년 후소샤가 검정을 신청한 교과서다. 당시 채택율은 0.039%에 그쳤다.오마이뉴스 이승욱
우익 세력들의 반격도 거세다. 특히 '평화의 도시' 히로시마를 공략하려고 힘쓰고 있다. 이는 히로시마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새역모는 지난 2001년 1차 역사교과서 검정 당시의 수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당시 새역모의 후소샤 교과서 채택률은 0.039%로 미미한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채택률 1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신감도 있어 보인다.
현민네트워크 시바타 모유루 집행위원장(목사)은 "지난 2001년 후소샤 교과서 채택 저지의 승리는 일본 시민사회단체의 활동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한 싸움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우익 세력들은 일본의 우경화 흐름을 발판으로 정치인-미디어를 연계하면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을 위해 한걸음씩을 내딛고 있다. 특히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선전용 책자를 싼값에 쏟아내고, 대중 행사를 통해 역사교과서의 채택을 위한 당위성을 여론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후소샤 교과서에 대한 '무관심'이라는 진단이다. 시바타 집행위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무관심이 문제"라며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채택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거나 관심이 없는 시민들의 자세가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를 어둡게 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역사를 바꾸려는 일본의 우익과 평화의 역사를 지키려는 일본 시민사회의 격돌의 결과가 어떻게 될까. 이제 두 달 남았다.
| | 일본 서점에서 불붙은 역사 논쟁 | | | 교과서 특별코너 마련하는 히로시마 대형 서점 | | | |
| | ▲ 사진 왼쪽부터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선생님, 일본을 가르쳐 주세요>. 나머지 세번째 책은 후소샤 교과서를 비판한 <미래를 여는 역사> | ⓒ오마이뉴스 이승욱 | 일본 히로시마시(廣島市) 최대 서점인 준쿠도 서점. 지난달 25일 준쿠도 서점을 찾은 기자는 서점 한 편으로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이 눈길을 끌었다. 역사관련 서적 코너였다.
자그마한 체구의 한 여성 점원에게 몇 권의 책을 부탁했다. 그는 두 권의 책을 내밀었다.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와 <선생님, 일본을 가르쳐 주세요>. 두 권 모두 후소샤가 펴낸 책으로, 현재 검정을 앞두고 있는 후소샤 역사교과서를 지원 사격하는 성격을 띄고 있다.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는 새역모 회장인 후지오카 노부카츠가 자유주의사관연구회와 지은 것. 도서 가격이 비싼 일본에서 한 권 당 500엔(약 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팔리고 있었다. 싼가격으로 많은 이들이 책을 읽게 하겠다는 전략의 결과인 셈이다.
<선생님, 일본을 가르쳐주세요>는 가장 최신작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주의사관연구회 이사인 타케시 하토리가 지은 이 책은 후소샤가 사회과 수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재용으로 만든 것이다.
두 책은 판매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준쿠도 서점에서 시판되고 있는<교과서가…> 판매량은 다른 인문사회과학 서적에 비해서도 높다는 게 점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의 책들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한·중·일 역사학자들이 공동 집필해 3개 국어로 동시 발행한 역사교과서 <미래를 여는 역사>. 준쿠도 서점에서는 <미래를…>를 비롯 후소샤 교과서의 왜곡을 지적하는 <이것이 문제, 쯔쿠루가이 교과서>, <사용하면 위험한 쯔쿠루가이 역사·공민 교과서> 등이 후소샤 서적들과 함께 비치돼 있었다.
여성 점원은 "오는 8월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을 앞두고 후소샤의 역사교과서와 관련한 책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면서 "후소샤 역사교과서를 찬성하는 입장의 책들 뿐만 아니라 반박하는 책들도 나오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손님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 내일(26일)부터 특별코너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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