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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립니다. 푸른 하늘이 그립긴 하지만 잠깐씩 비가 그치고 나면 하늘을 올려다보기보다 한번 지상의 풀잎 위로 시선을 낮추어 볼 일입니다. 마치 누가 조심스럽게 올려놓은 듯, 아니면 공들여 매달아 놓은 듯 물방울들이 보석처럼 그 자리에 영글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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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비가 오고 나면 자연이 모든 사람에게 이 영롱한 보석을 내밉니다. 부자나 빈자나, 여자나 남자나, 늙었거나 젊었거나 아무도 가리지 않습니다. 시선을 낮추고 그것을 들여다볼 여유만 있다면 그 사람이 이 보석의 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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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물방울의 무게가 적당해지면 그 무게가 나뭇잎 끝에서 보석으로 영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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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나뭇잎의 속을 들여다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종종 그곳에선 물방울들이 모여 투명한 대화를 나누며 반짝거립니다. 대개 그들은 지상으로 가지 않고 몸을 말려 다시 하늘로 날아오를 비상의 꿈을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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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물방울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주변의 세상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 세상은 분명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인데 물방울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맑고 투명해집니다. 세상을 모두 담을만한 세상만큼 큰 물방울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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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혹시 나뭇잎 계곡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물방울들이 노는 비밀의 계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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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행운이 필요하시다구요. 그렇다면 이 물방울 보석을 만난 경이로움을 네 번째 잎사귀로 삼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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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나는 꼭 미끄럼을 탈 테야. 한번 내려가면 영영 다시 올라올 수 없는데도? 그래도 꼭 타보고 싶어. 전설에 의하면 저 지상으로 내려간 물방울은 사실은 이 잎의 줄기 속에 있는 비밀의 수로를 타고 다시 올라온데. 우리 물방울이 여기에 이렇게 있을 때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지만 지상으로 내려가면 그 수로를 타고 오를 힘을 얻는다는 거야. 내가 분명히 그런 전설을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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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코스모스의 손가락은 여덟 개. 손가락의 크기가 모두 같지만 물방울 보석의 크기로 보아 저 손가락이 새끼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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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개미들도 일만하는 건 아니라고요. 우리도 보석의 아름다움과 그것의 황홀한 매력을 안다고요. 하지만 우린 그냥 구경만 하고 내려가죠. 보석이란 그런 거예요. 그냥 구경하며 눈으로 즐기는 것. 먹는 것 이외의 것을 왜 가져가는지 모르겠어요. 그저 보석은 다음 비올 때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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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원
아기 토마토의 실내악 2중주입니다.
덧붙이는 글 | 첫 두 장의 사진은 7월 2일, 나머지는 7월 9일에 촬영했으며, 주로 한강변에서 찍었다. 개인 블로그인 http://blog.kdongwon.com/index.php?pl=112에 함께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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