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임
바다가 놀이터인 보목리 아이들
학교가 끝난 오후 시간, 대도시 아이들은 학원이며 개인교습지를 찾아야 할 시간이다. 그러나 보목리 포구에 모여든 아이들은 이것이 바로 학원이며 과외장소 같았다. 그리고 엄마 아빠의 잔소리가 없으니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고기잡이 나간 아버지의 배가 내리는 포구. 포구 아래 바다는 이제 막 썰물이 시작되었다. 더욱이 썰물을 만난 아이들은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흥에 겹다. 아마 그것은 바닷속에서 진주를 캘 수 있기 때문이리라.
수영복을 입었을까? 물안경을 썼을까? 그저 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개구쟁이들은 곧바로 포구로 향하여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벌써 바닷속에서는 아이들만의 잔치가 시작되었다. 같은 반 여자친구와 함께 멱을 감는데도 전혀 부끄러운 기색이 없다. 그리고 여자친구들 역시 거부감 없이 남자친구들과 함께 멱을 감는다.
한마을에서 어깨를 겨루며 살아왔으니 숨길 게 뭐가 있을까? 그저 바다 물속에 몸을 담그면 더위는 저만치 물러갈 뿐.
옷을 벗지도 않고 풍덩 바다 속에 빠져 든 개구쟁이 남자어린이, 바닷물을 가슴까지 적신 여자어린이, 이들만의 아지트는 낄낄대는 웃음소리로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