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바람'이 불고 있는 우리 모임

다산이 가정 행복과 국력 증진을 가져옵니다

등록 2005.07.11 10:17수정 2005.07.1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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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에 노벨 경제학상보다 받기 힘들다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으며 <괴짜 경제학>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스티븐 레빗(Steven D. Levitt) 시카고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1990년대 미국의 범죄율이 뚝 떨어진 이유를 완벽한 치안 유지나 엄청난 세금을 들인 범죄 예방 프로그램 덕분이 아니라 바로 1973년 대법원의 낙태권리 인정 판결에서 찾았다.


1990년대 초는 이 판결 직후 출생한 아이들 집단이 10대 후반(이 시기는 청소년 범죄 성향이 절정에 달한다)에 이른 시기였고, 가난하고 미혼이면서 아이들을 잘 양육할 여건이 안 되는 여성에게 낙태의 합법화는 원치 않는 출산을 줄여 약 20년 후 미국의 전반적인 범죄율이 하락하는 극적이고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참 엉뚱하면서도 본질을 잘 이해한 분석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측면에서,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것이 단순히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어 국력이 작아진다는 의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보다 우려해야 되는 것은 바로 부부 간의 정 또는 사랑이 약화되고 또한 독자로 애지중지하게 키워지는 아이들이,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서 결국에는 우리나라가 경제력도 낮으면서 또한 국민 한 명, 한 명이 행복하지 못한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가임여성 1명당 평균 자녀수는 지난 70년 4.53명에서 2003년에는 1.19명으로 감소했고, 이것은 일본(1.29명) 미국(2.04명) 프랑스(1.89명) 독일(1.34명) 등 주요 선진국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라는 최근 기사를 보고, 내가 참석하고 있는 작은 모임에 불고 있는 '셋째 바람'을 소개해서 우리나라의 많은 가정들이 새로운 도전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먼저 우리 모임을 잠시 소개하면, 서울 잠실에 위치한 신천교회 가정 중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는 가정들의 모임인 '새가정부'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모임에서 우리나라의 현재 세태와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바로 셋째 바람이다.

2005년 어린이대공원 봄 나들이
2005년 어린이대공원 봄 나들이유민종
먼저 우리를 인도하시는 윤태중 목사님을 제외하고는 모임에 속한 약 15가정의 평균나이는, 남편 기준으로 볼 때 30대 중반이 대부분이고 결혼한 지 가장 오래된 가정은 만 8년 차이다.(참고로 목사님 가정의 아이들은 아들 2명, 딸 2명 해서 모두 4명이다.)


이런 우리 가정들 중 셋째 아이 스타트를 끊은 가정은 딸 1명, 아들 1명을 두고 있던 임영빈, 권진주 부부였다. 바로 지난 주에 3.2kg의 평범한 아들을 셋째로 출산했다.(첫째와 둘째는 모두 4kg가 넘었다.) 이들은 우리 모임에서 서열(나이순)이 한참 밑인 가정으로, 한 마디로 '반란'이었다.

이에 도전을 받아 우리 가정도 셋째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히고 둘째 아이(큰딸 6살, 둘째딸 5살)를 낳은 후 아내가 겁 많은 남편을 대신해 시술했던 피임기구를 산부인과에 가서 제거했다. 아내는 이런 대단한(?) 결심을 하면서 "연년생 기르느라 한 고생을 다 잊어먹었으니까 하지 그렇지 않으면 절대로 못 난다"라고 투덜거렸지만 셋째에 대한 아내의 기대는 벌써부터 나보다 훨씬 크다.


2005년 7월 10일 모임 중 셋째 결심 축하
2005년 7월 10일 모임 중 셋째 결심 축하유민종
물론 우리 모임이라고 기존에 아이들이 둘 이상이었던 것은 아니다. 부부와 아이 1명으로 구성된 총 식구 3명인 가족도 4가정이나 된다. 그러나 그들 중에서도 반란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의 영향력 때문일까? 다음 주에 바로 병원 가서 정관복원 수술을 하기로 결심한 부부가 나온 것이다.

아무튼 나는 우리 모임이 자랑스럽다. 어른들끼리 무슨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고자 해도 떠들어대는 아이들을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고, 단체로 식당가서 외식을 할 때 많은 아이들을 데리고 감으로 인해 식당 주인과 주변 손님들의 눈치를 늘 살펴야 되고, 또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모르는 불편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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