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
“땅강아지야. 너 살았니. 죽었니?”
소금쟁이란 녀석이 물 위에 거꾸로 뒤집혀 떠 있는 땅강아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죽었으면 찔러보고 쑤셔보아도 후환이 없겠지만, 산 녀석을 찔러보다간 뒷감당을 할 자신이 없는 소금쟁이는 그냥 지켜볼 도리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지켜봐도 땅강아지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내가 막대기를 이용해서 건드려보니 조금 움직입니다. 그래도 몸을 원래 상태로 뒤집지는 못합니다. 물 위에서 땅강아지는 뒤집힌 몸을 바로잡을 능력이 없는 것이지요.
막대기로 슬쩍 뒤집어주니 땅강아지는 재빨리 헤엄쳐서 벼 포기 사이로 사라집니다. 그 서슬에 놀란 소금쟁이도 부리나케 달아납니다.
논두렁 가장자리에는 게아재비란 녀석이 논두렁을 오르려 하고 있습니다. 기왕에 찍을 사진이라면 멋지게 찍어달라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논두렁 흙보다 약간 진한 색깔이지만 멀리서 보면 흙과 구분하기 힘든 빛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