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허리비탈논, 용승제전(龍勝梯田)

[중국배낭길라잡이] 실전편 0212 - 용승(龍勝)

등록 2005.07.20 13:31수정 2005.07.2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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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비가 올똥 말똥.

인터넷으로 날씨 확인. 장가계는 여전히 큰 비다. 짐 싸들고 나오려니 대만 아줌마가 침대에 누운 채 잘가라 그런다. 중국어의 '안녕'은 '또 보자!'라는 뜻이다. 그래요! 인연이 있으면 또 만나겠지요. '만남은 길게, 이별은 짧게.'


몇 백 미터 안되는 버스터미널까지 체력 좀 아낄 겸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2위안짜리 버스만 오길래 좀 기다리다 그냥 걸어갔다. '신무' 팔던 가게까지 일부러 갔는데 막 준비중이다. 짭! 아침은 개운하게 먹고 싶었는데.

할 수 없이 어제 그 식당에 가서 아침을 빙자한 점심. 말고기 쌀국수가 있길래 시켜봤는데 기름만 둥둥 떠다닌다. 요 기름 걷어내 내가 요리할 때 쓰면 한달은 쓸 것 같다. 생전 처음인 말고기 한점 집어먹어보고, 쫄깃하니 제법 맛있다, 철수!

a 다양한 쌀국수들! 어제의 그 팔계반점

다양한 쌀국수들! 어제의 그 팔계반점 ⓒ 최광식


a 12위안나왔습니다. ^^; 오른쪽 윗부분이 말고기쌀국수입니다. 처음으로 말고기를..

12위안나왔습니다. ^^; 오른쪽 윗부분이 말고기쌀국수입니다. 처음으로 말고기를.. ⓒ 최광식

'용승(龍勝)'가는 버스표 구입. '빠른차? 느린차?' 묻길래 얼덜결에 '빠른차!'라고 했더니 1시간 후다. (필자주: '빠른차(快車)'는 급행, 직행이고, '느린차(慢車)'는 완행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느린 차는 종종 손님이 안차면 꽉 찰 때까지 채워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용승'은 중국 내에서 비탈논으로 운남 '웬양'과 함께 유명합니다. 용승, 용배, 용척제전이라고도 합니다.)

18위안이다. 이 가격이면 산서성에서는 근 4시간정도 가는데, 호남성은 물가 비싼 산동성수준이거나 그 이상인 것 같다.(필자주: 2003년 제가 산동평도에 갔을 때는 산동-청도 가 12~13위안이었고, 2004년은 15위안, 2005년도는 20위안(빠른차)로 70~80년대 한국물가 오르듯 오르고 있습니다. 아! 산동성도 연안 쪽과 내륙 쪽과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혹시 빈자리 있으면 태워줄까 하고 차 앞에 기다리고 있는데 안태워준다. 일본인 부부가 딸 하나 데리고 탄다. 중국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거의 개별여행이다. 물론 단체여행도 드물게 보이긴 하지만 한국도 이제 슬슬 개별여행이 시작되려고 한다.


a 버스안의 액정TV, 중국도 어떤 부분들은 한국보다도 더 발달했습니다.

버스안의 액정TV, 중국도 어떤 부분들은 한국보다도 더 발달했습니다. ⓒ 최광식

용승도착. 화장실 찾다 포기. 안내판 보이게 해놓으면 어디 덧나나? 투덜투덜. 점심 역시 계림 쌀국수! 찐 계란을 1위안이나 받는다. 궁시렁 궁시렁. 용승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정확히 말하면 정보를 찾아보지 않았다. 이번 여행은 정말 쉬는 여행을 하고 싶어서 발가는 데로 어디로 갈꺼나? 어니로 갈꺼나?

용승에서 용척대채(龍脊大寨)로 갈아타야 한다. 용승에서 35Km다. 평안제전까지는 29Km, 금갱홍요까지는 35Km다. 계림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있는 화평(和平)에서는 17Km다.(필자주: 계림에서 오시는 분은 느린차를 타시고 '화평'에서 내려서 갈아타시는 것이 시간과 경비상 절약입니다.)


a 용승제전 전체지도입니다.

용승제전 전체지도입니다. ⓒ 최광식


a 제가 간 금갱홍요제전지도 입니다.

제가 간 금갱홍요제전지도 입니다. ⓒ 최광식

두 군데가 용허리 비탈논으로 유명하다. 아무래도 평원보다는 위쪽이 나을 것 같아서 금갱홍요제전(金坑紅瑤梯田)로 갔다. 7위안. 계림에서 하는 투어는 도로사정 때문인지 몰라도 평안을 많이 본다. 14인용 버스 두 대가 거의 깻잎 한 장 차이로 비켜갈 정도로 좁은 비포장도로 탓 같다. 아니면 경치가 더 좋을지도.

입장료는 50위안, 비싸긴!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삐끼'가 보여주는 사진속의 산장이 그럴싸해서 따라갔다. 알고 보니 영업을 하기 위해 나온 산장바깥주인이다. (필자주: '삐끼'라고 무조건 거부하지도 믿지도 마시길 바랍니다. 꼭 '먼저 보고'나서 계산하시는 것 잊지 마시길. 보여주는 사진과 많이 다른 경우가 많으니.)

a 금갱홍요제전입장료. 50위안

금갱홍요제전입장료. 50위안 ⓒ 최광식


a 대채까지는 입구(표받는 곳)에서 걸어서 10여분거리입니다.

대채까지는 입구(표받는 곳)에서 걸어서 10여분거리입니다. ⓒ 최광식

40분 걸린다는 산장까지 20분에 주파. 집주인이 힘들어하는 눈치다. "한국은 산이 많아서 한국 사람들 산을 잘타!"라고 괜한 허풍한번 떨었다. 알배긴 다리 좀 풀려고 부러 거친 숨 몰아가며 빨리 걸은 건데 하하!

a 여기 건축의 특징은 층이 올라갈수록 넓어집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

여기 건축의 특징은 층이 올라갈수록 넓어집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 ⓒ 최광식

나 혼자 '귀곡산장'에 묵을 줄 알았는데, 드물게 보는 중국 배낭객이 있다. 'liu'뭐뭐라는 광동성 광주총각이다. (필자주: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통성명하고 술한잔. 한 병에 4위안이라는 이런 산골짜기치고는 양심적인 금액이라 내가 내기로 했다. 컴퓨터메모리인 ROM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고 한다. 오홋! 소프트웨어라면 내 전공아니던가? 열심히 대화. 하지만 대화가 진행이 안된다. 내가 말하는 영어단어를 거의 이해를 못한다. 이런!

여느 중국인들 항상 한반도 통일에 관심이 많다. '타산지석'을 삼으려는지 '반면교사'로 삼으려는지 아니면 대만문제라는 동류항 때문일지도. 중국통일과 한국통일에 관해서 짧은 중국어로 나름대로 진지하게 이야기.

'중국이 경제발전이 되면 자연히 통일이 될꺼다'라고 훈수! 중국사람들은 '통일'문제에 관한 한없이 급하다. 중국식 만만디(천천히)면 무리없는 통일이 될텐데. '중요한 건 대륙과의 통일을 대만사람들이 정말 원하냐다'라는 주제넘는 참견도. 중국에서 금지된 '조자양'에 대한 아쉬움도 보여준다. 어허~ 이 총각! 반체제적인 발언을.

'등소평'은 사회주의에 대한 유연한, 실용적인 경제적 접근으로 배나온 기마민족의 존경을 받는데, '조자양'전 총리역시 원만한 정치적 해결로 존경받을 만 하다. '중국이여! 중국이여! 조자양을 잃은 건 정말 실수다.' 조자양식 기득권포기라면 대만과의 통일문제도 훨씬 급진전을 했을텐데.

한국 아저씨가 '조자양' 총리 얘기를 하니 무척 놀라는 눈치다. 주인집 딸내미가 곁불 쬐려 우리들 '이바구'하는 부엌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중국 기준에서 무척 터부시하는 주제의 대화가 끝났다. 짭! 아쉽다. 이런 대화(정치) 가능한 사람은 정말 만나기 힘든데. 요새 말로 하면 나랑 코드가 맞는다.

이리저리해서. 제법 비싼 메뉴판 요리보다는 주인장 가족과 같이 저녁을 먹기로 결정. 4가지요리(15위안), 주인이 내주는, 광주 총각이 부탁해 내왔지만, '신고추'를 먹으니 정말 예술이다. 다시 부탁해 광에 가는 걸 따라 들어가 사진촬영. 얼떨결에 공기 3그릇. 식사하면서 중국요리에 대해 대화, '담백한 맛(淡)이 광동요리의 장점이다'등등.

광동요리에 대해 현지인에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 중국요리라면 나도 한배 나올 정도로 먹어보지 않았던가? '광주'오면 한턱낸다고 한다. 어허~ 총각 실수한거야. 나 양 많은 사람이야! '여행하면서 그 지역 음식 먹는 것이 여행의 즐거움'이라고도 한다. 에효~ 이 사람이 내 뱃속에 들어갔다 나왔나? 어찌 그리 내 여행하는 스타일과 그리 똑같나! (필자주: 제 졸문 '중국의 동치미를 아시나요?'를 한번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a 주인장 음식솜씨가 제법.

주인장 음식솜씨가 제법. ⓒ 최광식

맥주 4병(16위안), 방값(20위안), 저녁밥(15위안) 51위안인데 100위안 내니 알아서 50위안 갖다준다. 한국 돈을 보고 싶다고 해서 '5000원'짜리를 보여줬더니, 자기 나라 유학자 옷과 똑같다 어쩌고 그런다. 흠! 중화사상의 발로인가? '아~ 한국사람도 옛날 중국옷을 입었네?'라는 놀라움이 아니라. '아~ 한국사람은 역시 중국옷을 입었네'하는 당연시 하는 느낌이라 약간 불쾌해지려고 한다.

유명한 문화답사기에 나온 이황선생의 '리(理)'와 '기(氣)'에서 대해 열심히 설명했으나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한국은 몇백 년 전에 벌써 천성으로 타고 난 것이 아니고, 교육과 경험을 통해 학습된다고 벌써 결정이 난 대목이란다라고 열심히는 설명은 했다. 이 대목을 중국어로 좔좔 얘기할 수준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꼬? 중국어는 왜 이렇게 안 느는지.

'이(李)'씨 성은 당나라에서 준 것 아니냐고도 한다. 아뜨~ 이 총각이 왜 잘나가다 이러나? 그래! 당나라에서 소수민족관리(?)차원에서 성을 하사한건 나도 안다. 짭! 니거들 한족도 우리 기마민족에게 거의 수천 년 간 조공을 바쳤지 않느냐? 라고 하고 싶었지만 '국.제.친.선'을 위해 수위조절.

광주총각은 술이 올랐는지, DVD를 틀고 열심히 노래한다. 나는 알밴 다리를 풀려고 샤워 후 방에서 일기.

a 전부 나무로 만든 산장!

전부 나무로 만든 산장! ⓒ 최광식

슬리퍼 제공 2인 1실 뜨거운 샤워가능, 겨울에 자기에는 정말 추울 것 같다. 방충망있는 부분에 유리창이 없어 바람이 다 들어오고, 유리창은 이중창이 아니라서. 그 외 계절은 비가 오는 때 빼고는 목가적 풍경, 전원 산장 어쩌고 이런 분위기를 원하는 여행객이 있다면 여기 와서 하루 이틀 묵어가면 정말 안성맞춤이다. 겨울에는 12월 중순, 1월 중순까지 눈 온다고 한다. 사진찍기에는 이 때와 7월 8월이 제일 좋다고 주인장이 말했다.

크으~ 날씨만 좋으면, 비만 안오면, 이 앞 풍경 거의 예술인데. 이곳 비탈논은 강원도의 10~100배쯤 넓히고 높인 것 같다. 너무 추워서 옆 자리 이불 한 채 걷어서 두 겹으로 하고 그 위에 오리털 파카를 올려 놨다. 이불이 내 신세만큼 무거워서 잠이 제대로 올려나?

<2월 12일 사용경비 내역>

ㅇ 이동비 : 없음

ㅇ 교통비 : 17 위안
계림 > 용승 (직행버스, 18위안), 용승 > 금갱제전(7위안)

ㅇ 숙박비 : 20위안
용전(龍田)산장, 2인실

ㅇ 식 비 : 30 위안
-아침 : 아침겸 점심 팔계식당 12위안
-점심 : 점심겸 간식 계림쌀국수(3위안)
-저녁 : 용전산장에서 주인장가족과 함께 15위안

ㅇ 관람비 : 50 위안
금갱홍요제전(金坑紅瑤梯田) 50위안

ㅇ 잡 비 : 5 위안
인터넷 5위안

ㅇ 총 계 : 122 위안

*계산편의를 위해 사사오입

덧붙이는 글 | ㅇ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http://ichina21.hani.co.kr/)',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ㅇ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ㅇ '여행일기'라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제가 올리고 있는 '중국배낭길라잡이'의 내용을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봐주시길.. 

ㅇ 중국어는 경어가 거의 없기에, 사실에 가깝게 번역했읍니다. 현장감있는 번역이라고 주장하고 싶군요. 

ㅇ '여행지정보'보다는 '여행정보'에 치중했습니다. 괜한 그리고 많은 '여행지'사진은 스포일러(영화결말을 말하는) 같아서. 

ㅇ 중국돈 1위안은 그 당시 여행할 때는 한국돈 130원(팔때 기준) 정도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ㅇ 이 글은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자티의 중국여행(http://ichina21.hani.co.kr/)', 중국배낭여행동호회인 '뚜벅이 배낭여행(http://www.jalingobi.co.kr)'에도 올리고 있습니다. 

ㅇ 중국여행에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한겨레-차이나21-여행자료실(http://bbs.hani.co.kr/Board/tong_tourdata/list.asp?Stable=tong_tourdata)'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ㅇ '여행일기'라 평어체를 사용했습니다. 독자분들의 이해를 바랍니다. 제가 올리고 있는 '중국배낭길라잡이'의 내용을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봐주시길.. 

ㅇ 중국어는 경어가 거의 없기에, 사실에 가깝게 번역했읍니다. 현장감있는 번역이라고 주장하고 싶군요. 

ㅇ '여행지정보'보다는 '여행정보'에 치중했습니다. 괜한 그리고 많은 '여행지'사진은 스포일러(영화결말을 말하는) 같아서. 

ㅇ 중국돈 1위안은 그 당시 여행할 때는 한국돈 130원(팔때 기준)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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