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는 삼성... 홍 대사 "오래된 일이라 기억 가물가물"

이학수·홍석현, 'X 파일'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등록 2005.07.21 15:55수정 2005.07.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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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1일 오후 4시30분]

홍 대사 "7~8년 전 일이라 기억 가물가물"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MBC의 ‘이상호 X파일’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홍석현 주미 한국대사 측이 이번 사건에 첫 반응을 드러냈다.

21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MBC 특파원이 홍 대사 공관에 취재를 요청하자 홍 대사는 공보관을 통해 "7, 8년 전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술이 많이 취해 만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지난 97년 대통령선거 당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테이프에 대해 문화방송(MBC)이 방송 결정을 내리자, 삼성그룹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과 홍석현 주미대사가 21일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삼성그룹 구조본 관계자는 이날 오후 “MBC가 방송결정을 내리기 전인 오늘 오전에 이학수 본부장 이름으로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서에서, MBC의 보도로 인해 명예훼손과 성명권 등의 침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방송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MBC 관계자는 "이학수 본부장과 홍석현 대사 이름으로 가처분 신청이 들어왔다"면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보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부지방법원쪽은 오늘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X파일 공개 앞두고 삼성은 지금 '정중동'

한편, 국정원의 대선자금관련 불법도청 테이프 공개가 임박해지자, 당사자로 지목된 삼성그룹은 이날 공식적인 답변을 꺼리면서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MBC 이상호 기자가 테이프 내용에 ‘삼성’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대신 과거 국정원 간부가 도청 테이프를 놓고 삼성과 거래했었다는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룹 구조본 관계자는 “정작 테이프를 가지고 있는 MBC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에서 더 난리”라며 “이상호 기자가 강연자리를 빌어 ‘삼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행법상 도청은 엄연히 불법이며,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만들어진 테이프는 법정에서도 증거물로 채택되지 않는 것이 국내외 판례”라며 “이 기자가 과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테이프의 적법성과 함께, 실제 테이프 내용대로 실행됐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언론들이 취재경쟁에 나서면서 각종 설만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도청 테이프의 삼성 거래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노 코멘트’ 라며 언급을 꺼렸다.

그룹 한 관계자는 “김대중 정부 들어서면서 국정원 인사가 진행됐고, 일부 인사가 (삼성과 관련되) 테이프를 가지고 거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다”면서 “구체적인 접촉 여부는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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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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