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파업] 노사 자율교섭 끝내 결렬

22일 오전 10시 중노위 중재 재정회의...오후 늦게 강제 중재

등록 2005.07.22 08:28수정 2005.07.2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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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노사는 21일 오후 3시부터 밤새 교섭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병원 노사는 21일 오후 3시부터 밤새 교섭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장종원
병원파업 철회를 위한 보건의료산업 노사의 밤새 자율교섭이 끝내 결렬됐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22일 오후 강제로 중재에 나설 예정이어서 병원파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병원 노사는 22일 0시20분께 장소를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노동사무소로 옮겨 이날 아침까지 마라톤교섭을 벌였으나 핵심 쟁점에 대한 의견 접근에는 이르지 못했다.

노사 양쪽은 이날 ▲사용자단체 구성 ▲법정 기준병상(다인병상) 확보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고용 보장 ▲임금 인상 ▲주5일제 전면 시행 ▲보건 수당 현실화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면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노조는 ▲법정 기준 병상 70% 이상 확보 ▲비정규직 처우 개선 ▲임금 인상 7%+알파 ▲토요 외래진료를 최소화 하는 주5일제 실시 ▲모든 여성 노동자에게 생리휴가 실시 등을 요구했지만 사용자 쪽은 ▲다인 병상 50% 이상 운영 ▲비정규직의 단계적 정규직화 ▲정규직 임금 기본급의 2% 인상 ▲토요 외래진료 축소 유지 ▲생리휴가 무급 실시 등으로 맞대응했다.

병원 노사의 이날 교섭은 정회와 협상을 거듭하다 사용자 쪽이 오전 7시10분께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일방적으로 퇴장하면서 결국 결렬됐다. 노조는 끝까지 자율교섭을 주장하며 사용자 쪽이 돌아올 때까지 교섭장에서 기다린다는 방침이다.

박찬병 지방공사 수원의료원장은 "마지막까지 인내를 갖고 자율교섭을 통해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쟁점에 대한 의견차가 워낙 커 더 이상 교섭을 해봐야 진전이 어렵다고 판단됐다"고 교섭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성식 소화아동병원장은 "너무 많은 부분에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며 "특히 임금 인상과 생리휴가 실시와 관련하여 입장 차이가 너무 커 더 이상 교섭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노위의 중재 재정회의를 지켜본 뒤 교섭을 더하게 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자율교섭을 통한 막판 타결 여지를 남겼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이용길 부위원장은 "대폭 양보안을 내놓겠다고 하는데도 교섭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은 노조에게 백기 항복하라는 것이냐"며 "우리는 노사 자율교섭이라는 대원칙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곳에서 사용자 교섭 대표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맞받았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은 "간사 접촉과 실무 교섭을 통해 반드시 노사 자율교섭으로 일괄타결하기로 했으나 사용자 쪽이 최소한의 합의마저 부정하는 종전보다 후퇴한 안을 갖고 오면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직권중재를 인정할 수 없으며, 불복종 운동을 강력히 전개하겠다"고 말해 향후 장외투쟁이 가속화될 것임을 내비쳤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는 오늘 오전 10시 노사 양쪽을 불러 마지막 중재 재정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혀 중노위의 중재 재정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노위는 오늘 오후 늦게 병원파업에 대한 강제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노동부는 중노위의 직권 중재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파업을 계속할 경우 불법으로 규정하여 엄단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불법 파업은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응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파업 농성장에 공권력 투입 가능성도 강력히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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