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생활하수 강으로 '직행'...형산강오염 속수무책

포항시 "효자동 인근 지역은 오수 차집관로 없어"

등록 2005.07.27 17:38수정 2005.07.2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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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역에서 배출된 상당량의 생활하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강이나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나 행정당국은 예산부족이라며 오염에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포항시의 경우, 효자동 인근 지역에 발생한 생활하수가 위생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연일대교 옆 배수펌프장 수문을 통해 형산강으로 흘러가고 있다. 강으로 유입되는 물은 진한 회색을 띠었고 검은색 부유물질이 물위로 둥둥 떠다녔다. 더불어 심한 악취도 나고 거품이 일고 있어 오염된 물이란 걸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가 형산강으로 흘러나온다. 포항시 연일대교 옆 배수펌프장 수문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가 형산강으로 흘러나온다. 포항시 연일대교 옆 배수펌프장 수문추연만

주위엔 악취가 심하고 물속에는 거품이 일고 있어 물이 썩어가는 모습이다.
주위엔 악취가 심하고 물속에는 거품이 일고 있어 물이 썩어가는 모습이다.추연만
오염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항의도 거세다. 박정호라고 밝힌 시민은 "저런 물이 어떻게 정화처리되지 않고 바로 형산강으로 유입될 수 있느냐"며 "형산강 다리위에서 물을 보고 있으면 구역질이 나고 현기증이 난다"고 개선을 요구하는 글을 환경부에 올리기도 했다.

포항시 하수도과 등 관계부서에 확인한 결과, 이 물은 하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것이 분명했고 이를 개선할 뚜렷한 대책이 없는 걸로 나타났다. 하수도 담당자는 “효자동 인근지역에 발생하는 하수의 상당량은 그냥 형산강으로 유입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하며 “오수를 하수처리장으로 모을 ‘차집관로’ 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탓”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위생처리장 관계자는 “2007년 10월에 완공을 목표로 차집관로 2단계 증설공사를 하고 있으나 예산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당분간은 오염된 하수가 형산강에 유입되는 걸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한편 정화되지 않은 생활하수 방류는 다른 도시에서도 환경오염의 골칫거리로 인식하고 있으나 해결책이 만만찮다는 지적이 있다. 포항시 수질관리 담당자는 “포항은 하수발생량 20만 톤 가운데 8만 톤을 위생처리하고 있으나 중소도시의 경우 더 열악한 실정”이라며 환경예산 증액을 주문하기도 했다.

상당량의 오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형산강으로 흘러 들어간다.(수문 뒷 쪽)
상당량의 오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형산강으로 흘러 들어간다.(수문 뒷 쪽)추연만

하수는 형산강 하류로 바로 합류하게 된다.
하수는 형산강 하류로 바로 합류하게 된다.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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