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함, 재미, 가족사랑도 빌려드립니다

무더위, '도서관 피서'로 날려버리세요!

등록 2005.07.28 13:23수정 2005.07.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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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빛에 이글이글 불타는 아스팔트, 수많은 자동차와 고층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 가뜩이나 뜨거운 여름이 도심의 이런 풍경들로 인해 더욱 뜨거워집니다.


당장이라도 산, 바다, 계곡으로 차를 몰고 나가고 싶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로 쉽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도시에서 더위를 피할 만한 곳을 찾기가 쉬운 것도 아닙니다. 언뜻 떠올려 보면 은행, 백화점, 대형할인마트 정도가 떠오를 뿐입니다.

물론 이러한 곳들은 돈 들이지 않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긴 하지만 재미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하루 종일 죽치고 앉아 있을 수도 없습니다. 잠시 잠깐 더위를 피할 수는 있겠지만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를 근본적으로 식혀주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렇다면 도시 속에서 돈 들이지 않고, 정말 시원하고, 재미있게 하루 종일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그런 환상적인 곳이 분명 있습니다.

바로 '도서관'입니다.

저의 직업이 도서관 사서이기 때문에 도서관이 최적의 피서지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여름철 도서관을 꾸준히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서관을 최고의 피서지로 꼽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왜 도서관이 무더운 여름철 피서지로 제격인지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a 대구시립중앙도서관내 '어린이 도서관'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아이들

대구시립중앙도서관내 '어린이 도서관'에서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아이들 ⓒ 문동섭


무료 이용과 시원함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도서관 이용은 무료입니다. 모든 공공도서관은 시민들을 위한 공공의 영역이기에 돈을 받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또한 지역주민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대학도서관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물론 대학의 규정과 사정에 따라 이용에 제한을 두는 대학도서관도 더러 있습니다).

물론 걸어서 도서관에 갈 수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대중교통이나 차를 타고 가야한다면 거기에 따른 교통비는 들겠지요. 하지만 이 정도 비용은 앞으로 도서관에서 얻어 올 행복에 비하면 정말 아주 작은 투자이니 기꺼이 감수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공도서관이든 대학도서관이든, 도서관은 시원함의 대명사입니다. 여름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도서관은 없습니다. 도서관마다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대부분 도서관에서는 쾌적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는 책을 보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온도와 습도는 책의 수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습도가 50%로 일정하다고 할 때, 온도가 35℃인 경우 책의 수명은 16년에 불과하지만 20℃일 때는 무려 200년이나 됩니다.

도서관은 이러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하여, 도서관 실내 온도는 20-25℃ 정도, 습도는 40-50% 정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시원하고 쾌적한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다양한 볼거리

단순히 돈이 들지 않고 시원하다는 이유만으로 도서관을 최적의 피서지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볼거리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재미있고 유익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우선 도서관이니 당연히 '책'을 들 수가 있겠지요. 철학, 종교, 과학(사회, 순수, 기술), 예술, 문학, 여행(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 분야를 총망라한 책들. 또 아이들이 볼 만한 그림책, 만화책에서 어른들이 즐겨 읽을 만한 교양서적, 소설책, 잡지까지 다양하고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a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 ⓒ 문동섭

혹, 그 많은 책 중에서 여러분들이 보고 싶은 책이 없다면 책이 부족하다고 불평하지 마시고, 도서관 사서에게 보고 싶은 책을 구입해 달라고 말씀하시거나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희망도서신청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신청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도서관에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청한 책을 구입해서 신청자에게 알려줍니다.

다음으로 도서관에서는 '영화'도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최신 DVD, 비디오 타이틀을 구입해 둡니다. 이용자들은 보고 싶은 영화를 DVD 플레이어를 통해 개별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도서관 시청각실에서는 최신 출시작들을 번갈아 가며 정기적으로 상영하기도 합니다.

a 대구시립남부도서관의 7월 영화상영 일정표

대구시립남부도서관의 7월 영화상영 일정표 ⓒ 문동섭

그리고 도서관에서는 각종 '전시회'나 '문화행사' 그리고 '교양강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도서관에 가시기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어떤 행사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a 대구시립효목도서관에서는 마침 '닥종이 인형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7. 27 - 7. 30)

대구시립효목도서관에서는 마침 '닥종이 인형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7. 27 - 7. 30) ⓒ 문동섭

마지막으로 도서관에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간혹 장시간 게임을 하거나 음란사이트에 접속하는 얼굴에 철판 깐 이용자도 일부 있습니다만 인터넷은 잘 만 활용하면 아주 유익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볼거리입니다.

a 도서관에서는 인터넷검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 강의도 들을 수도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인터넷검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영상 강의도 들을 수도 있습니다. ⓒ 문동섭


가족들과 함께

나 혼자 시원하고 재미있는 '나 홀로 피서'보다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피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입니다. 도서관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호흡하며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최근 도서관 현장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 이용하는 습관을 길러주면 성장과정에서는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도서관 이용을 생활화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많은 도서관들이 아이들을 위한 전용공간을 마련하거나, '어린이 도서관'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키 높이에 맞춘 책상, 의자, 서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종이책, 전자책까지 다양한 책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a 신발을 벗고, 자유롭고 편하게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신발을 벗고, 자유롭고 편하게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 문동섭


아이들이 혼자서 책을 보거나, 도서관 이곳저곳을 다녀도 좋겠지만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고,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다니면 더 좋을 것입니다.

또 도서관 건물 주변은 보통 공원처럼 꾸며져 있는 곳이 많습니다. 파란 잔디가 깔려 있거나 배드민턴, 농구를 할 수 있는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기도 합니다. 잔디밭, 나무그늘 밑에서 가족들과 함께 도시락을 나눠 먹어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a 대구시립효목도서관 주변의 풍경입니다. 산책길, 잔디밭, 나무그늘, 농구장이 보입니다.

대구시립효목도서관 주변의 풍경입니다. 산책길, 잔디밭, 나무그늘, 농구장이 보입니다. ⓒ 문동섭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도서관을 이용하다보면 가족 간의 사랑이 더욱 돈독해 질 것입니다.

살펴보았듯이 도서관은 참으로 다양한 서비스와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결코 '책대여점'이나 '독서실' 정도에 그치고 있지 않습니다. 시민들을 위한 종합적 문화공간으로 거듭나 있는 것입니다.

이 번 여름엔 공짜로, 시원하게, 재미있게, 유익하게, 거기에다 가족간의 사랑도 쌓아 나갈 수 있는 '도서관 피서' 한 번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2005 이 여름을 시원하게' 기사응모

덧붙이는 글 '2005 이 여름을 시원하게' 기사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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