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양호에서 바라본 비양도김강임
저 섬엔 누가 살고 있을까?
김밥 10줄, 삶은 달걀 20개, 밤식빵 1봉지, 수박 1통과 귤, 그리고 얼린 생수 3병과 커피. 5명이 먹을 점식 메뉴치고는 너무 호화스럽다. 이른 새벽 배낭 속에 주섬주섬 김밥을 챙겨 넣자니 꼭 소풍을 떠나는 기분이다.
이번 주말기행은 '천년의 자연섬'으로 떠나기. 전날 꿈 속에서 본 그 섬은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떠 있는 무인도 같았다. 아니, 무인도가 아니라 유혹의 섬, 때 묻지 않은 순수의 섬이라고나 할까.
"언제쯤 저 섬에 갈 수 있을까? 저 섬엔 누가 살고 있을까?" 서쪽의 해안도로를 타고 다니면서 협재해수욕장 건너편에 오롯이 떠 있는 섬을 보며 자신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북제주군 한림읍 비양리 비양도. 협재해수욕장에서 바라보면 금방 헤엄쳐 갈 수 있는 곳이건만, 안개가 짙게 낀 날에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이무기 같은 섬. 어떤 이는 비양도를 가리켜 '중국에서 날아온 섬'이라고도 불렀고, 어떤 이는 '1002년에 폭발한 화산'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전설 속 대나무가 많은 '죽도', 한라산이 폭발할 때 산꼭대기의 한 조각이 날아왔다는 이야기. 그렇듯 그 섬에 대한 이야기는 분분하다. 그러니 '천년의 자연섬'이라 부르는 것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