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디>, 사랑은 만병통치약

사랑으로 신뢰를 구축해야 가르칠 수 있어

등록 2005.07.30 10:02수정 2005.07.3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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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란 것은 알고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즐거운 삶의 뿌리가 된다. 주고받게 되는 정이 깊으면 깊을수록 느끼게 되는 행복은 커진다.

그러나 사람들은 욕심이 앞선다. 내가 주었으면 준 사람에게 받고 싶어 한다. 자기가 준 것보다 덜 받았다고 생각이 들면 서운하게 생각한다. 바람과 욕심이 채워지지 않으면 자꾸만 야속지고 원망해지는 마음이 앞선다. 이런 마음들이 불신을 초래하고 세상을 혼란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제이디>를 읽으면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하고 사랑이 얼마나 좋은 약인가를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제이디>.

토리 L. 헤이든이 쓰고 이원영이 번역한 책으로 샘터사에서 2004년에 펴낸 책이다. 주인공인 제이디는 현재 20살로 열심히 공부하여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장래 전문직 여성이 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제이디가 8살이었을 때 직접 가르친 헤이든 선생님이 지도한 내용을 그대로 기술해놓은 책이다. 특수학급에서 선택적 함묵증으로 말을 하지 않던 아이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자라 내일을 꿈꾸게 된 것은 헤이든 선생님의 사랑 넘치는 가르침이 바탕이 되었음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헤이든 선생님이 아이들과 처음 만났을 때의 학생 수는 4명이다. 자폐로 진단을 받은 루벤, 미숙아 필립, 싸움꾼 예레미야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제이디이다. 한 학기를 마치고 나서, 기저귀를 차야 하는 부루시가 새롭게 들어와 5명이 된다. 각자 제 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 속에서 시종일관 관심을 보이는 선생님의 사랑이 감동이었다.

변함없는 선생님의 아이 사랑은 통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글자 그대로 사랑은 만병통치약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잠시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되면 일이 터지는 교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랑이란 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사랑은 보호색을 강화시켜
사랑은 보호색을 강화시켜정기상
제이디의 말이 없는 증상의 원인을 선생님은 성적 학대와, 있었을 지도 모를 이교도의 악마 의식으로 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이의 대처 방안으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으로 해결한다.

아동복지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 이런 선생님의 노력이 효과를 볼 수는 있었지만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을 보호하고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우리에게도 급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야기가 주인공인 제이디를 중심으로 전개되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임에도 읽으면서 아쉬운 점은 나머지 아이들에 대해서도 좀 더 언급이 되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루벤이나 필립 그리고 예레미야와 부루시에 대한 사랑의 실천과 지도 방법이 구체적으로 언급이 되었다면 그런 고통을 받고 있는 많은 어린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특히 예레미야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인디언 부족인 에례미야는 책에서 묘사된 것으로 유추해보면 기질적 장애는 없다. 욕설을 많이 하고 행동이 거친 정도로 표현이 되어 있다. 이런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쏟아 부어 넣었다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선생님의 아이 사랑에 편견이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교육은 마음과 마음의 공유이다. 선생님의 영혼과 아이의 영혼이 하나가 되어 서로 통할 때 비로소 교육이 시작되는 것이다. 관심과 배려를 바탕으로 존중되며 평등하게 대우받았을 때 참 교육이 이루어진다. 물론 미국과 우리의 교육 환경은 많이 다르다. 미국의 교육 환경이 우리 보다는 월등하다는 것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4명 내지 5명을 한 학급으로 편성할 수 있다는 점, 가르치는 일 외에 다른 잡무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이란 교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제이디>를 읽으면서 그 것을 새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선생님의 아이 사랑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거듭 알 수 있었다. <제이디>를 읽으면서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 가장 훌륭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오직 아이들만을 사랑하는 선생님은 아주 많다. 우리의 미래가 희망적인 것은 바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는 요즘에 <제이디>는 시의 적절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참다운 교육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자족적인 시각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제이디는 좋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하겠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보람을 얻고 있는 수많은 선생님들의 노고에 고개 숙이면서 서평을 마친다.

덧붙이는 글 | "제이디" 서평

덧붙이는 글 "제이디" 서평

여행하는 나무

호시노 미치오 지음, 김욱 옮김,
갈라파고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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