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 국토순례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주최측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육영재단 등에 따르면 이 재단의 16기 어깨동무 국토순례단 참가자들과 학부모들은 순례단에 참가한 일부 어린이들이 총대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육영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총대장이 어린 여학생의 엉덩이와 가슴을 더듬고 성적 농담을 일삼았다고 한다. 또 아침과 점심에 각각 컵라면과 감자 하나를 주고 저녁은 아예 굶긴 적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가 `순례단'인 한 참가자는 "힘들고 오래 걷는 것은 각오한 일이어서 참을 수 있지만 비위생적인 대우와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는 일은 참을 수 없다"며 "텐트가 좁아 다리도 뻗지 못하고 잤다.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화상을 입어도 제대로 치료도 못 받는데 단장님은 왜 우리가 잘 지낸다고만 하는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주최측은 문제가 불거지자 게시판을 통해 "물의를 일으킨 단장과 총대장을 해임했고 국토순례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 식단을 대폭 개선하고 안락한 숙영지를 마련하는 등 기본적인 의식주 권리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주최측은 또 "앰뷸런스 기사와 간호사를 상주시키고 각종 상비약을 보충하는 것은 물론 샤워를 매일 할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부 어린이들에게 `성희롱'을 한 것으로 알려진 총대장 황모(43)씨 등은 현재 재단으로 소환된 상태이며 국토순례단은 새로 파견된 직원들이 인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토순례단 뒤를 따르며 도보순례를 함께 한 학부모는 "현재는 아이들이 350km 도보순례를 마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도보순례 중 문제가 불거져 아이들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에 고소 등 모든 문제 제기는 도보순례가 끝나는 5일 오전 서울 능동 어린이회관에서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게시판에는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아동학대'가 있었다"는 내용의 경험담과 "도보순례 중인 아이들을 생각해 조금만 자제하자"는 내용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어 파문이 그치지 않고 있다.
올해 16회째를 맞는 이 국토순례는 지난달 23일부터 초ㆍ중학생 100여명이 참가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서울어린이회관까지 350㎞를 걷는 13박14일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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