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권상우폰', 허위·과장 광고로 고발되다

소비자단체 "캠코더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

등록 2005.08.08 16:23수정 2005.08.08 17:09
0
원고료로 응원
a 허위·과장광고로 고발당한 '소비자의 힘'으로부터 삼성전자의 '권상우폰'

허위·과장광고로 고발당한 '소비자의 힘'으로부터 삼성전자의 '권상우폰' ⓒ 삼성전자 홈페이지

국내 최대의 휴대폰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소비자들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삼성 애니콜을 사용해 온 소비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V4400 소비자의 힘'(소비자의 힘·운영자 정주영)은 8일 삼성전자를 허위·과장 광고에 의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힘'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출시한 휴대전화 단말기 SPH-4400(일명 권상우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모임이다.

삼성전자 휴대전화 단말기 SPH-4400는 판매 당시 크게 향상된 동영상과 MP3플레이어 기능을 내세워 젊은이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막상 판매된 단말기의 실제 기능은 광고 내용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SPH-4400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이 단말기가 "최대 VGA(640*480) 사이즈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디지털 캠코더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고 광고했다. 여기에 MP3 성능도 추가돼 타업체 제품에 비해 단말기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힘'은 광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의 힘'에 따르면, SPH-4400은 VGA 사이즈로 촬영할 경우 화질과 속도가 크게 떨어져 디지털 캠코더와 비교되지 않는 데도 삼성전자가 마치 일반 캠코더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MP3의 경우 다른 제품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빨리감기·되감기' 기능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인터넷 접속기능인 '멀티팩' 속도가 떨어지거나 단말기가 갑자기 멈추는 등 불편이 수십 가지에 달한다는 게 '소비자의 힘' 주장이다. 이들은 또 삼성전자가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을 앞두고 제대로 된 검증절차 없이 무리하게 단말기를 출시해 문제가 커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의 힘'은 단말기 오류에 대한 수정과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삼성전자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검찰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 고발에 참여한 인원은 소비자의 힘 소속 회원을 포함해 약 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허위 과장 광고 아니다... 고발되면 법정에서 증명할 것"

a 문제의 광고문구. 삼성전자의 광고에서는 디지털 캠코더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사실상 연속 촬영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문제의 광고문구. 삼성전자의 광고에서는 디지털 캠코더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사실상 연속 촬영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 삼성전자 홈페이지

한편 삼성전자는 "허위·과장 광고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홍보실 관계자는 "핸드폰에 캠코더와 MP3 기능이 포함돼 있다는 것은 일부 기능이 된다는 뜻이지 핸드폰이 아예 캠코더나 MP3의 모든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지 않느냐"며 "소비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캠코더 기능이 마치 CCTV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런 내용은 단말기 매뉴얼에 포함돼 있다"며 "허위·과장 광고라는 주장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제를 제기한 정씨 등이 환불이나 업그레이드 서비스 등을 모두 거부하면서 계속 자신의 주장만 펴고 있다"며 "검찰에 고발된다면 법정에서 증명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소비자의 힘과 정주영씨 쪽에 보낸 답변서에서 "'V4400 소비자의 힘' 운영자들이 당사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고 제품 및 당사를 비방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및 형사상 명예훼손, 협박, 업무방해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해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임을 경고한 바 있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추석 때 이 문자 받고 놀라지 않은 사람 없을 겁니다
  2. 2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3. 3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아직도 '4대강 사업' 자화자찬? 이걸 보고도 그 말 나오나
  4. 4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5. 5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우리 모르게 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