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가뭄' 포항 오어지 바닥 드러내

원효대사 전설 깃든 저수지에 물이 말랐다

등록 2005.08.11 19:55수정 2005.08.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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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어지를 배경으로 신라시대에 창건된 오어사가 있다.(작년 10월 촬영)
오어지를 배경으로 신라시대에 창건된 오어사가 있다.(작년 10월 촬영)추연만

오어사 건물의 벽화. '물과 고기'를 소재로 한 그림의 일부
오어사 건물의 벽화. '물과 고기'를 소재로 한 그림의 일부추연만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은 올해 전국에서 제일 덥다는 기록을 세운 가운데 여름가뭄이 심각, 농작물 피해와 식수난 그리고 공업용수 부족현상이 우려된다. 포항지역은 올 7월 강우량이 130.5mm로 평균강수량 182mm보다 적으며 경주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뭄현상을 겪고 있다. 그래서 저수지 저수율이 평균 60%미만 수준이며 이는 지난해의 94%보다 훨씬 저조한 상태다.

오늘(11일) 오랜만에 포항시 오천읍에 있는 신라사찰 오어사를 갔다. 사찰을 휘어감고 흐르던 물줄기는 메말라 있어 저수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큰 연못인 오어지는 1/3 정도만 물이 차 있어 여름가뭄이 심각한 것을 목격했다. 오어지는 원효대사의 전설이 깃든 저수지로 유명하다.

신라시대의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이곳에서 법력으로 개천의 물고기를 생환토록 시합을 한 전설. 즉, 불력을 시험하기 위해 물고기를 먹은 후 생환하는 시험을 한 결과, 한 마리는 물속 깊이 유유히 사라졌고 다른 한 마리는 물 위에 놀고 있었다. 이에 두 스님은 물 위에 있는 고기를 서로 자기가 살린 고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전설은 고승이 자신을 뽐내기보다 서로 자신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를 지칭하는 '오(吾)'와 고기어(魚)'자를 써서 오어지,오어사라 하였다고 한다.

원효암으로 가는 다리. 평소 다리밑에는 물이 가득하나 지금은 가뭄으로 물풀만 무성하다.
원효암으로 가는 다리. 평소 다리밑에는 물이 가득하나 지금은 가뭄으로 물풀만 무성하다.추연만

기뭄에 물길은 바닥을 드러내 자갈과 모래가 보인다.
기뭄에 물길은 바닥을 드러내 자갈과 모래가 보인다.추연만

물없는 저수지는 자연스런 풍경이 아닌것 같죠.
물없는 저수지는 자연스런 풍경이 아닌것 같죠.추연만

저수지(오어지)에 물이 없어요!
저수지(오어지)에 물이 없어요!추연만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에는 물에 잠겼던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다.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에는 물에 잠겼던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다.추연만

오어지의 저수율이 30% 이하로 곧 바닥을 드러낼 형편이다.
오어지의 저수율이 30% 이하로 곧 바닥을 드러낼 형편이다.추연만

잠시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이내 그쳐 아쉬움이 더했다.
잠시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이내 그쳐 아쉬움이 더했다.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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