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어사 건물의 벽화. '물과 고기'를 소재로 한 그림의 일부추연만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은 올해 전국에서 제일 덥다는 기록을 세운 가운데 여름가뭄이 심각, 농작물 피해와 식수난 그리고 공업용수 부족현상이 우려된다. 포항지역은 올 7월 강우량이 130.5mm로 평균강수량 182mm보다 적으며 경주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뭄현상을 겪고 있다. 그래서 저수지 저수율이 평균 60%미만 수준이며 이는 지난해의 94%보다 훨씬 저조한 상태다.
오늘(11일) 오랜만에 포항시 오천읍에 있는 신라사찰 오어사를 갔다. 사찰을 휘어감고 흐르던 물줄기는 메말라 있어 저수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큰 연못인 오어지는 1/3 정도만 물이 차 있어 여름가뭄이 심각한 것을 목격했다. 오어지는 원효대사의 전설이 깃든 저수지로 유명하다.
신라시대의 원효대사와 혜공선사가 이곳에서 법력으로 개천의 물고기를 생환토록 시합을 한 전설. 즉, 불력을 시험하기 위해 물고기를 먹은 후 생환하는 시험을 한 결과, 한 마리는 물속 깊이 유유히 사라졌고 다른 한 마리는 물 위에 놀고 있었다. 이에 두 스님은 물 위에 있는 고기를 서로 자기가 살린 고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전설은 고승이 자신을 뽐내기보다 서로 자신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를 지칭하는 '오(吾)'와 고기어(魚)'자를 써서 오어지,오어사라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