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꽃이 도시 한복판에 핀 까닭은?

폭염과 가뭄이 심한 포항의 기후를 견디기 힘들었나 봅니다

등록 2005.08.13 19:52수정 2005.08.13 21:00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더운 날씨 탓에 아름답게 핀 꽃이 왠지 다르게 보이는 것은 감정의 사치일까요? 아열대 지방에서 핀다는 고구마꽃을 포항시 한복판에서 봤습니다. 보기 드문 꽃이라 신기했지만 정상적인 기후에는 피지 않는 꽃이라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폭염과 가뭄이 심한 포항시 한복판에 고구마꽃이 폈습니다.
폭염과 가뭄이 심한 포항시 한복판에 고구마꽃이 폈습니다.추연만
고구마 꽃은 가마솥 더위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식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고구마꽃은 온실에서 온도를 높이면 꽃이 피지만 국내 환경에서는 좀처럼 피지 않는 꽃이라 합니다. 포항의 대표적 중심가인 육거리 인근 사찰(수인사) 텃밭에 꽃이 피었습니다. 빽빽한 건물사이 서너 평 남짓한 땅에 희귀한 꽃이 폈습니다.
 
최근 경북 동해안은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새벽 기온도 열대야 기준인 섭씨 25도를 넘는 날이 많습니다. 오늘도 포항의 아침 최저기온은 섭씨 27.4도를 기록해 올 들어 20번째 열대야를 기록했습니다. '가마솥 도시'로 알려진 대구가 올 열대야 현상이 15번째라니, 이젠 포항이 대구를 제치고 가마솥 도시로 불릴 지경입니다.

더위가 강한 고구마꽃도 가마솥 더위에 꽃잎이 시들합니다.
더위가 강한 고구마꽃도 가마솥 더위에 꽃잎이 시들합니다.추연만
포항은 폭염뿐 아니라 여름가뭄도 극심합니다. 6, 7월 강우량이 예년의 2/3수준이랍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은 물난리가 나기도 하는데 이곳은 농작물이 타고 일부 동네엔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심한 가뭄이 들고 있습니다. 당분간 큰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기상대의 예보가 빗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포항이 왜 이렇게 덥고 가뭄이 심할까?'라는 의문에 시원한 답은 없는 듯 합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해 저기압이 이 곳까지 미치기 힘든 것이 원인이라 합니다. 어떤 이는 철강공단 조성이 그 원인이라 하고 또 다른 이는 나무를 많이 심은 대구와 비교해 녹지공간이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무분별한 고층아파트 난립 등으로 대기 순환이 불균형을 이룬 것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여전과 다른 주변 환경의 변화가 기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한 목소리인 것 같습니다. 이름다운 꽃처럼 우리의 환경도 아름답게 가꾸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아열대 식물인 고구마는 좀처럼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폭염도시' 포항 한복판에 꽃이 폈습니다.
아열대 식물인 고구마는 좀처럼 꽃이 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폭염도시' 포항 한복판에 꽃이 폈습니다.추연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5. 5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