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복제하면 영혼도 두 개가 되나요?"

미국민, 황우석 교수 개 복제 성공 계기로 애완견 복제 의견 분분

등록 2005.08.18 06:43수정 2005.08.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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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플로리다 <올랜도 센티널>은 지난 16일 포럼란 전면을 할애하여 "당신은 애완동물과 영원히 지내시를 원하십니까?"라는 주제의 지상 포럼을 열었다. 신문이 게재한 황우석 교수의 복제 스너피 사진의 뒷배경으로 '서울대학교 수의과 대학'이라는 한글이 들어가 있는 모습이 보인다.

플로리다 <올랜도 센티널>은 지난 16일 포럼란 전면을 할애하여 "당신은 애완동물과 영원히 지내시를 원하십니까?"라는 주제의 지상 포럼을 열었다. 신문이 게재한 황우석 교수의 복제 스너피 사진의 뒷배경으로 '서울대학교 수의과 대학'이라는 한글이 들어가 있는 모습이 보인다. ⓒ 김명곤

황우석 교수의 개 복제 성공소식은 애완동물을 한 식구처럼 생각하는 미국사회에 큰 뉴스거리가 됐다.

1996년 스코틀랜드 과학자가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이래 쥐, 토끼, 염소, 돼지, 소가 차례로 복제됐지만, 이번 개 복제 소식 만큼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한 것 같다.

황 교수의 줄기세포연구 소식은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과 배아 파괴라는 윤리적 문제에 대한 비난을 동시에 가져다 주었지만, 이번의 개 복제에 대해서 찬반 논란은 그리 거세지 않은 편이다.

황 교수의 복제개 '스너피'의 모습이 미국의 미디어를 장식하자, 애완동물을 끔찍히도 좋아하는 미국인들은 애완동물 복제 여부를 놓고 한동안 가족들간의 식탁대화의 주제를 삼을 정도였다.

이처럼 개 복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플로리다 <올랜도 센티널>지는 지난 16일 황교수의 개 복제에 얽힌 일화들과 함께 "당신의 애완동물과 '영원히' 지내기를 원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지상 독자포럼을 열었다.

참가자들 중에는 의외로 개를 복제하기 보다는 동물보호소에서 주인을 만나지 못한채 죽어가고 있는 애완동물들을 먼저 구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기꺼이 복제하겠다는 의견을 보인 독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다음은 포럼에 올라온 의견들 중 일부를 요약한 것이다.

○ …제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고양이 미란다는 자신이 죽게 되는 경우 복제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저에게 말하더군요. 그러나 애완동물이 필요한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서라면 복제를 고려하는 것도 괜찮다고 역시 말했지요. - 앤/ 아팝카(앞은 독자 이름/ 뒤는 거주지 순)

○ …저희집엔 16살짜리 고양이가 있습니다. 새끼였을 때 아내가 발견한 것이지요. 저는 아내와 결혼과 동시에 이 고양이와도 6년을 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쌀쌀맞고 거만할 뿐만 아니라 저를 노예처럼 대하는 녀석을 복제해 다시 16년을 살라니요? 이녀석을 복제할 돈이면 저의 1977년형 토요타 셀리카 자동차를 복제하는 게 낫겠습니다. 셀리카는 저의 하인이자 마일리지도 과히 나쁜편이 아니거든요. - 존/ 올몬드 비치


○ …저의 개 베니는 저에게 세상의 무엇보다도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수천 마리의 개가 보호소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에서 개 복제란 너무 이기적이지요. 그리고 굳이 동물 복제를 하려면 인간의 이기심으로 점차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희귀동물이 대상이 되어야 겠지요. - 리사/ 오코이

○ …최근 저의 개가 나이 들어 죽었습니다. 고통스럽고 얼마나 보고 싶은지…. 그러나 복제는 꿈도 꾸지 않습니다. 동물 보호소에서 일하는 사람의 말을 한 번 들어보세요. 저는 복제할 돈이 있다면 동물보호소에 기부하겠어요. -수잔/ 올랜도


○ …어느 누가 내 애완견과 정말 똑같은 개를 만들어 준다 해도 나는 믿지 않을 겁니다. 그 개는 나의 애완견의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나는 난치병 치료로 사람들에게 생명을 선사할 수 있는 줄기세포 연구는 찬성하지만 복제는 동물이든 사람이든 결코 찬성할 수 없습니다. - 디본/ 올랜도

○ …나의 '쉬쭈 테일러'가 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떠날 테고 그때가 되면 저는 복제도 생각해 볼겁니다. 그러나 집없는 개들이 모두 따뜻한 집을 찾고 난 후에요. - 쉐릴/ 올랜도

○ …저에겐 영원히 함께 하고픈 두 마리 애완견이 있습니다. 그런데 비용은 그만두고라도 도대체 그들의 동의를 무시해 가며 복제를 하란 말입니까? 그리고 질문이 있어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복제를 하면 그 영혼도 두 개가 되나요? - 줄리/ 포트 오렌지

○ … 저는 최근 친구가 일했던 동물 보호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보호소 소장은 동물이 너무 많다며 그 수를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라 말하더군요. 이 말이 무슨뜻인지 아시나요? 40마리의 고양이와 20마리의 개중 절반을 곧 죽여 없앤다는 얘기입니다. -스테파니/ 올랜도

○ …저는 4세때부터 테리어, 쉐퍼드, 매기, 퍼그 독, 샤페이 그리고 쉬쭈 등과 지내며 이제 80세를 넘어섰습니다. 모든 개들이 사랑스러웠지만 특히 쉬쭈인 패티는 가장 지적이며 사랑스럽지요. 패티는 나의 표정 하나까지도 무슨 뜻인지 안답니다. 또한 제뜻에 맞게 나를 훈련 시킬 정도랍니다. 저는 할 수 있다면 패티를 꼭 복제할 겁니다. -프랜시스/ 드리온스프링스

○ …내 애완동물을 복제하겠느냐구요? 절대 안돼요. 왜냐면 나는 앵무새를 가지고 있는데 얼마나 일거리가 많은지 차라리 앵무새가 나를 복제했으면 좋겠어요. -발레리/ 아팝카

○ …나의 18세된 도버만 휘펫이 지난해 죽었습니다. 19년전 로컬 퍼블릭스 앞에서 새끼를 나눠주는 한 가족으로부터 얻어 키웠지요. 나는 물론 내 자녀들도 그와 함께 컸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영리한 개입니다. 동물이라기 보다는 사람 같아요. 18년 동안 가구를 물어뜯은 적도 없고 실내에서 실수를 한 적도 거의 없어요. 또 나에게 친구가 되어준 것은 물론 워치독 노릇까지 하려 들었습니다. 그를 복제할 수만 있다면 당장 달려가겠습니다! -파울라/ 레이크메리

○ …자본주의의 미덕은 음식, 주거지, 건강 등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게 다 채워지고 나면 필요치 않은 것들도 필요한 것인양 만들어 내지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 라벨, 얼굴성형 그리고 애완동물 복제 같은 것 말입니다. 그래서 옛말에 이르기를, 바보가 가진 돈은 얼마 되지 않아 조각이 나고 만다고 했지요. -크리스틴/ 롱우드

덧붙이는 글 | koreaweeklyfl.com(코리아 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koreaweeklyfl.com(코리아 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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