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가을이 오려나 봐요

<바위나리와 떠난 여행 - 10> 강가에서 가을을 느끼다

등록 2005.08.20 18:34수정 2005.08.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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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강 제방을 따라 어떤 이가 조를 심어놓았습니다. 문지방만 넘어서면 밟히는 게 땅이라지만 내 곡식 심을 손바닥만한 땅도 없던 가난한 농민들은 제방의 풀을 베어내고 메밀이며 참깨씨를 뿌리기도 했습니다. 정 붙이고 머물러 사는 곳이 아닌, 짐 싸들고 떠나가는 농촌으로 바뀐 지금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닙니다.


아침, 저녁으로 스치는 바람이 제법 서늘합니다. 가을이 오고 있다는 신호겠지요. 그래도 한낮의 기온은 여전히 30도를 훌쩍 넘기 일쑤입니다. 사흘이 멀다하고 쏟아지는 빗줄기 사이로 쏟아지는 태양의 열기도 여전히 뜨겁습니다.

이기원
그 무더운 여름 열기를 온몸에 받아 제방 위의 조 이삭이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습니다. 결실의 가을을 여는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면 굽은 조 이삭 아래로 거미란 녀석이 숨어 있습니다. 막바지 여름 햇살을 피해 쉬고 싶은 모양입니다. 거미는 알고 있을까요? 제 녀석이 매달려 있는 조 이삭이 가을을 열고 있다는 사실을.

이기원

이기원
조 이삭 사이로 내려다본 강가에서 아이들은 강물에 발 담그고 막바지 더위를 식히고 있습니다. 강태공 아저씨들은 낚싯대 잡고 흐르는 세월을 낚아 올리고 있습니다. 저런 모습을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저 낮은 곳을 향하여 고개 숙인 조 이삭들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기원

덧붙이는 글 | 섬강은 강원도 횡성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입니다. 

 홈페이지 http://www.giweon.com에도 실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섬강은 강원도 횡성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입니다. 

 홈페이지 http://www.giweon.com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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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서 있는 모든 곳이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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