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생미셸전경아래웹사이트
전반적으로 책은 아주 서서히 템포를 빠르게 만들어간다. 후반에 가서 감추어 놓았던 하지만 대충은 예상은 하고 있던 비밀들을 풀어내며, 여기에 중세부터 죽 이어진 연쇄 살인 사건과 반전 등을 통해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 막상 책을 덮는 순간에는 약간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초반의 더딘 템포에 한 몫 단단히 하는 것은 눈에 꽤 거슬리는 번역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초반에 문장 전체를 덮어대는 지시 대명사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 때문에 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지만(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갑작스레 나오는 ‘사부’나 ‘오의’ 같은 단어들은 갑작스레 무협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 한번 사부면 영원한 사부든지, 아니면 스승이든지 통일을 했어도 무방했지 않을까? 사부와 스승을 오가는 느베르 수도사의 탄식이 들린다. 하지만 사랑에 가득 찬 모이라가 로망 수도사에게 ‘몸이 편찮으시군요. 피골이 상접했어요’ 할 때보다는 약과다) 하지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번역이 더 매끄러워 진 것인지, 번역체에 익숙해져 버린 것이지 모르게, 속도가 붙는다.
예상외로 꽤 많은 분량의 내용이긴 하지만, 진지하고 머리 아플 정도의 환희에 가득 찬 지적 모험을 기대하는 것만 아니라면, 훗날 몽생미셸로의 여행을 꿈꾸며 한여름 몇 시간 정도의 가벼운 지적 여행을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몽생미셸에 서서 이곳에서 있었던 역사적인 이야기나 아니면 소설 같은 사랑 이야기를 옆 사람이나 내 아이들에게 해주며 한층 더 여행의 재미를 돋울 수 있는 ‘꺼리’를 하나 얻기에 딱 좋은 책이다.
덧붙이는 글 | [도서정보]
도서 제목 : 이중설계
저자 : 프레드릭 르누아르, 비올레트 카브소/ 이재형 옮김
출판사 : 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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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지도와 사진을 얻은 곳입니다.
http://xenophongroup.com/montjoie/st-mont.htm
http://www.pbase.com/anjens/image/2399965
이중설계 1 - 몽생미셸의 지하
프레데릭 르누아르.비올레트 카브소 지음, 이재형 옮김,
예담,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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