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사회와 기업을 위한 은행'간판.배을선
오히려 오스트리아에서 불만이 많은 층은 고소득 중산층들이다. 상류층처럼 어마어마하게 돈을 버는 것도 아니요,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것도 별로 없는 견실한 월급쟁이들임에도 세금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
"많이 버는 만큼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고소득층에도 등급을 두어 좀 덜 버는 고소득 중산층과 정말 많이 버는 고소득 상류층의 세금율을 차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게 볼프강의 세금론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이민 온 한 한국인사업가는 높은 세금율이 두려워 어떻게 하면 세금면제를 받을까 궁리하다 몇몇 복지기관 등에 기부금을 냈다. 기부금을 낸 영수증을 들고 세무서를 찾아간 그는 "돈을 많이 버니까 기부를 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해서 기부금을 냈으니 세금면제혜택과 전혀 관계없다"는 답변만 듣고 왔다. 한국적인 세금면제방법이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국인 컨설턴트는 "잠도 제대로 못자고 짜낸 아이디어를 팔아서 살고 있는데, 이곳 세무서에서는 말 한마디로 돈을 버는 줄 알고 어마어마한 세금을 먹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정신노동을 하는 화이트칼라의 직장인들은 '가만히 앉아서 돈버는 사람들'로 분류되어 '세금을 당연히 많이 내야 하는 그룹'에 속하게 된다.
고소득층이 낸 세금은 오스트리아의 복지와 건강, 주택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많이 투자되며 그 다음으로는 일반적인 공중행정과 교육, 과학연구, 문화보급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투자된다.
정당과 언론들도 "고소득자 세금비율 낮추자"
고소득자들의 세금정책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오스트리아의 국민당(OEVP)은 다가올 2007년도에는 세금제도가 개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8월 중순부터 내비치고 있다. 국민당은 그동안 세금제도개혁을 줄곧 반대해온 당. 그런 국민당이 고소득자 그룹의 세금율을 조금 낮추는 법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자, 고소득 중산층의 특별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려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사회민주당까지도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통과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신당인 미래연합당까지 "8만4000유로 이상 버는 그룹에 한해 50% 세금을 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