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과 학비를 벌기 위해서 신문팔이에 나선 고아 출신 양샤오주엔(楊晓鹃).충칭상보
중국은 개혁개방이 시작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과정의 학교를 학생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 하지만 1978년부터 대학을 시발로 유상교육으로 전환되면서 최근 들어서는 9년제 의무교육이라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로 초등학교도 취학하지 못하는 아동들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에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全人大) 전체보고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올해 농촌의 빈곤지역 학생 1400만 명에 대한 수업료를 면제한 뒤 이를 확대하여 2007년까지 모든 농촌 학생들에게 무료로 초등교육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의 교육 상황이 얼마나 불평등한지 국가 지도자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2005년 3월 홍콩 중문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www.yzzk.com) 보도에 따르면, 윈난성과 구이저우성, 광시장족자치구 등 중국 서남부 지역 학생들 중 일부는 해마다 200위안(2만7천원) 안팎의 학비와 교통비를 부담하지 못해 국경을 넘어 인근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등지로 월경하여 통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학생들은 무려 73개현에 분포돼 있다.
또 어렵게 대학 등 고급학교에 입학한 학생들 가운데서도 240만 명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농촌지역 출신으로 중국 전체 대학생의 20%나 차지하는데, 이 가운데 160만 명은 더 이상 학업을 계속 할 수 없는 절대빈곤 상황에 처해 있다.
교육예산의 70%와 기부입학으로 살찌우는 도시학교
생활이 어려운 농촌 출신 학생들과 달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연해와 대도시 지역 출신 학생들은 훌륭한 교육환경과 학교시설 속에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충칭1중학도 그 규모와 시설에 있어서 찾는 이를 놀라게 한다. 1931년 시립중학교로 설립된 충칭1중학은 해마다 각각 10~15명씩 칭화(淸華)대와 베이징대에 진학시키는 충칭시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이다. 이를 대변하듯, 충칭1중학의 학교 부지는 웬만한 한국의 대학 캠퍼스만큼 넓고 호화롭다. 정문에서 100m 지나야 닿는 학교 중앙광장은 음악 분수대와 각종 조각상으로 장식되어 있다.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우거진 수목 사이사이에 있는 건물들은 초현대식으로 건축되었다. 20만권의 장서를 지닌 도서관과 첨단 실험자재를 갖춰 2002년에 개관한 과학동, 전 분야의 실습실이 완비된 예술동, 인조잔디와 우레탄 트랙을 설비한 각종 운동장 등은 한국의 여느 명문 고등학교도 갖추지 못한 시설들이다.
쑤이하이(蘇義海) 1중학 부교장은 "강의동의 모든 교실에 시청각방송시설과 에어컨이 완비되어 있어 학생들에게 쾌적한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매년 치르는 교사평가제를 통해서 실력 없는 교사는 도태시키고 학교 내 고급아파트를 만들어 우수한 교사를 초빙하는데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