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꽃을 발견한 그녀!양중모
그러나 그녀가 자연을 이용해 놀았던 모습을 보면서 난 내 곁에 있는 보물과도 같았던 중랑천이라는 선물에 대해 얼마나 무심했던가를 새삼 깨달았다.
어떤 사람에게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될 수도 있어 가치있는 것이, 그 가치를 모르는 이에게는 보잘 것 없는 게 되어 버리는 건, 유독 오래된 골동품이나 고문서 등에 제한된 것만은 아닌가 보다.
그 날 디지털 카메라를 안 가지고 나가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아쉬워, 더워서 가기 싫다는 여자친구를 끌고 다시 중랑천에 가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그리고 그 날 보지 못했던 해바라기를 보자, 그녀가 사진을 찍어달라고 졸랐다.
해바라기는 태양만을 바라보다 해바라기가 되었다는데, 그녀도 내가 그녀만을 바라봐주기를 원해서 같이 사진 찍어주기를 원한 것일까. 서로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서 남자가 여자의 말대로 따르는 건, 때로는 한심한 짓일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정말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가 남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싶어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회색 숲에서 자라 회색만이 다인 줄 아는 내게 푸른 숲에서 자라 푸른색을 사랑할 줄 아는 여자친구가 곁에 있는 건, 좀 맞아가며 배우는 게 아쉽긴 하지만,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바보 같기에 부탁을 들어주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에 그녀 말을 들어주는 거, 그 당연한 진리를 난 또 한 박자 늦게 깨달았나 보다.
덧붙이는 글 | 앞으로도 자연 공부 좀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아 그리고, 물론 전 코스모스랑 진달래는 당연히 구분할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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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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