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 스님 여음적 독주회이삼스님
소복수 시인은 이렇게 이삼 스님의 여음적을 소개하고, 초대한다. 교통사고 이후 마비된 오른팔을 잊고, 한쪽 팔로만 연주하는 이삼 스님은 포도를 수확하는 포도순절에 속인들에게 만파식적을 선물한다. 장애우들에게 마음을 선물한다.
여음적(餘音笛)이란 무엇인가? 여음적은 기본 대금을 한쪽 팔로도 연주할 수 있게 개량한 것인데 왼쪽 팔의 다섯 손가락만으로도 연주할 수 있게 서양 관악기들처럼 키(key)와 보조키를 붙여 만들어진 대금을 스님은 그렇게 부른다. ‘여음적’, 넉넉한 소리라는 뜻일까?
1980년 녹성 김성진 선생으로부터 대금을 배운 스님은 무형문화재 제20호 기능보유자로 지정받았다. 이후 영산학회를 창설하고, '이왕직아악부' 출신의 궁중 정악의 대가들에게도 두루 공부를 했으며, 85년 국악경연대회에 출전해 금상을 타기도 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통한 포교를 하던 중 큰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로 인해 오른팔은 마비되고, 대금 연주의 희망은 사라진다.
이때 죽고만 싶었다는 이삼 스님.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팔순의 노인이 재활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것을 보고, ‘그렇게 육체에 매인다면 재활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인연이 닿아 손이 나으면 좋겠지만 낫지 않는다고 절망할 게 무엇이란 말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움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하는 것과 몰두와 고민에 빠지는 것은 그 결과가 크게 다름을 깨달았고, 모든 것은 자연에서 비롯되기에 순리에 따라야 할 것을 절감했다는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