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다음 달 6일에도 또 놀아주세요"

여성가족부, 매월 6일 육아데이 지정

등록 2005.09.07 15:29수정 2005.09.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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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저녁 6시 40분, 서울 개봉3동에 위치한 지암어린이집(원장 원명순)에는 젊은 남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린이집에 남자들이라? 이날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부모들과 함께 하는 참여프로그램이 있는 날.

먼저 도착한 아버지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한 아버지는 어린아이와 함께 놀이기구를 같이 타며 즐거워했다.

놀이기구·노래·율동 배우며 즐거운 시간

저녁 7시가 되자 30여 명의 아버지들은 강당에 모여 '아빠와 함께 신나요'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사전 설명을 들었다.

'아빠와 함께 신나요'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배우고 있다.
'아빠와 함께 신나요'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아버지들이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배우고 있다.백현석
설명을 맡은 원명순 원장은 "앞으로 매월 6일은 육아데이로 지정해 공보육을 직접 실천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육아데이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국가와 기업, 부모 등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하자는 것입니다. 오늘 오신 아버님들은 이러한 국가적인 큰일에 직접 동참하시는 것입니다"라며 육아데이의 의의를 설명했다.

간단한 프로그램 설명이 끝나자, 기다리던 아이들이 아빠에게로 모여들었다. 아이와 만난 아빠들은 즐거운 표정을 지었지만, 어딘가 모르는 어색함도 배어 나왔다. 노래지도를 맡은 외부 남자 강사가 들어오자, 아빠들은 더욱 더 어색해 하는 듯 했다.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강사의 능숙한 진행으로 아이들과 함께 올챙이 송을 부르며 율동을 따라 하는 아버지들은 쑥스러웠지만, 모두들 즐거워 보였다.

이날 프로그램을 마련한 원명숙 원장은 "우리 시설에서는 매달 부모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아이들과 부모들이 참 좋아한다. 하지만 아버지들은 거의 참여하지 못한다"며 "일년에 2~3번은 꼭 아버지들을 모셔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엄마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아버지 노릇 쑥스럽지만 뿌듯"

그는 또 "부모와 시설이 함께 아이를 양육하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육아데이 시행으로 좀 더 많은 아버지들이 동참하게 되고, 각 시설들에서도 좀 더 많은 부모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 국민이 함께 아이를 키워나가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아빠와 함께 하니까 너무 좋아요." 딸아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좋아하는 아빠.
"아빠와 함께 하니까 너무 좋아요." 딸아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좋아하는 아빠.백현석
행사에 참여한 한 아버지는 "솔직히 어린이집에 내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아이와 함께 놀아주고 싶어도 일 때문에, 몸이 피곤하다는 이유로 잘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그나마 아버지 노릇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9월 6일부터 보육의 중요성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적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매월 6일을 '육아데이'로 정하고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했다.

육아데이란 공보육의 주체인 부모, 어린이집, 기업, 정부가 함께 보육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업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정시 퇴근을 배려하고, 부모는 이를 통해 자녀의 보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시간을 가지게 되며, 보육시설은 부모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유기적 체계로 운영된다.

덧붙이는 글 | 국정브리핑에도 실린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국정브리핑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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