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공원묘원 용미리는 만원이다. 아침 일찍 나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다 왔다. 여의도 면적 몇 배가 묘지로 늘어난다는 소리도 이젠 지겹지 않은가.김규환
죽은 자, 어디로 가는가
장사 지낼
장(葬)자를 나누면
풀(艸) 아래 시체(死)를 거두어 두 손으로 받들어 땅에 묻는 모습(廾)이다. 죽은 자는 이승에서 어찌 지냈든 마땅히 정성으로 모셔 승냥이 밥이 되지 않게 하는 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관된 풍습이었다.
고인돌(支石墓), 석관묘(石棺墓), 옹관묘(甕棺墓), 왕릉(王陵) 따위에 매장하기도 하고 공기 중에 놓아두는 풍장(風葬)과 불로 태우는 화장(火葬)에서 납골당(納骨堂)으로 이어지는 갖가지 묘지에서 공원묘지까지 다양한 역사와 형태를 가진 장제(葬制)의 끝은 무엇인가.
평시는 물론이고 전란을 겪은 후에도 저 세상으로 간 사람이 편히 가도록 시신을 수습하여 양지바른 곳에 뉘여 주는 예(禮)는 산 사람에 대한 인권(人權)과 함께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마지막 배려다. 버리지 말아야할 도리를 결코 잊지 않은 본보기이기도 하다.
만약 거리에 뒹굴게 하거나 저잣거리에 내동댕이친다면 보는 이나 떠난 이 서로 편치 않은 건 분명할 터. 대역죄를 지어도 누군가는 거두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숙연해지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