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외국관광객 늘고 있다

[여성대회방북기]북은 이미 외국과 교류중

등록 2005.09.23 23:40수정 2005.09.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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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평양, 양각도 호텔 로비에서 입실수속을 기다리는 외국 관광객들

평양, 양각도 호텔 로비에서 입실수속을 기다리는 외국 관광객들 ⓒ 이창기

평양에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2005 남북여성통일대회’ 취재단으로 평양에 갔던 기자는 엘리베이터에서건, 호텔로비에서건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니는 외국인 여행객을 숱하게 볼 수 있었다.

남측 대표단이 묵었던 양각도 호텔 입구에서 자동차 문을 열어주는 미남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최근에 외국관광객이 부쩍 늘었다고 말해주었다. '아리랑 공연' 때문에 늘어난 것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그는 '아리랑 공연' 전부터 이미 외국인 방문이 늘어났다고 대답했다. 요즘 이 호텔에는 하루 150명에서 200명의 외국인들이 들어온다고 한다.

주로는 중국 사람들이 많고 일본인들과 백인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한 30대쯤 되어 보이는 백인은 스위스에서 왔는데 직업이 비행기 조종사라고 했다. 평양방문 목적을 물었더니 그는 ‘투어링(관광)’이라고 대답했다. 평양 관광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고 했더니 그는 아주 좋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관광객은 20대의 젊은이들부터 70대의 나이든 사람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루어졌으며 특히 40~5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중국 관광객 중에는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a 평양 관광 중인 중국 여성들

평양 관광 중인 중국 여성들 ⓒ 이창기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하면서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중국 여성들은 흔쾌히 포즈를 취해주었다. 이날 <연합뉴스>에는 북에서 남측 방문단의 체류를 무조건 1박 2일로 축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유는 방문객이 너무 많아서 수용할 능력을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은 이미 중국이나 유럽 등과의 교류를 늘려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남북여성통일행사가 진행되었던 여맹청사에는 중국제 스탠드형 에어컨이 시원한 바람을 내뿜어 초가을 더위를 식혀주고 있었다. 북의 가정에는 냉장고 등 중국제 가전제품이 속속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한다. 북은 이미 생존을 넘어, 경제 활성화와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우호적인 나라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동포인데, 그래도 남과의 경제 교류를 기다려주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무한경쟁, 세계화 시대의 물결을 주동적으로 타기 시작한 이북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말일 수도 있다. 우리도 경험해보았지만 세계화는 곧 경쟁이고 경쟁에는 인정사정이 없다. 이제 남도 북과의 전면적 교류확대를 더는 미룰 수 없는 때가 된 것 같다.


일본이 최근 북과의 관계 정상화를 서두르는 것도 이런 흐름을 눈치 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떠오른다. 북은 인적, 물적 자원과 지정학적인 면에 있어서 경제적 투자가치가 높은 나라임에 분명하기에 누가 먼저 손을 잡는냐도 중요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자주민보와 함께 올립니다.

덧붙이는 글 자주민보와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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