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 만발한 전북 진안 마이산

등록 2005.09.30 13:09수정 2005.09.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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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영

쫑긋 세운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말 馬', '귀 耳'자를 써서 마이산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전북 진안군이 자랑하는 명물이다. 1971년 10월 전라북도가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이 산은 진안읍 5개 리와 마령면 4개 리에 걸쳐 있으며 많은 문화재와 볼거리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두드러지고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은 단연 탑사(塔寺). 자연이 만든 이 지역 최고의 명물이 마이산이라면 인간이 만든 최고의 명물은 바로 탑사라고 할 정도다.


전라북도 지방기념물 제35호로 지정돼 있는 탑사는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마치 송곳처럼 뾰족하게 만든 탑으로 13.5m 높이의 주탑 천지탑을 비롯해 현재 80여 기의 탑들이 신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탑들은 태풍이 불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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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영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탑을 어떻게 쌓아 올렸는지, 어떻게 쌓았기에 태풍에도 끄덕없는지 그 불가사의가 그저 신기할 뿐이다.

수성암으로 된 673m 높이의 암 마이봉과 667m 높이의 숫 마이봉 두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 마이산은 신라시대에는 서다산, 고려시대에는 용출산이라 하였고, 조선시대부터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하여 현재 이름으로 불려오고 있다. 그 특이한 생김새와 볼거리 등으로 말미암아 현재는 산 전체가 국가 지정 명승 제12호로 돼있다.

마이산에는 산 생김새와 관련해 한 가지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온다. 마이산이 왜 지금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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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영

아득한 옛날 마이산에 남녀 두 신선이 자식을 낳고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등천할 때가 되자 남편이 말하기를 "우리가 등천하는 모습은 아무도 봐선 안 되니 밤에 떠납시다"라고 했는데 아내 쪽에서는 이에 반대했다. 밤에 떠나는 것은 무섭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니 새벽에 떠나자는 것이었다.


아내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두 신선은 새벽에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만 새벽 일찍 물을 길러 나왔던 동네 아낙이 이들의 등천하는 모습을 보고는 놀라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이에 등천이 틀린 것을 안 남편은 화가 나서 "여편네 말을 듣다 이 꼴이 되었구나" 하고 탄식하며 아내에게서 두 자식을 빼앗아 발로 차 버리고는 그 자리에서 바위산이 되어 주저앉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마이산은 북쪽에서 봤을 때 동편의 아빠봉은 새끼봉 둘이 붙어있는 형상을 띠고 있고, 서편의 엄마봉은 죄스러워서인지 수치심에선지 반대편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전설을 알고 접하면 한층 보는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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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영

봄이면 벚꽃까지 만발해 볼거리를 더하는 이곳 마이산에는 최근 볼거리가 하나 더 더해졌다. 북문 주차장 입구 민박촌 쪽에 대규모 코스모스 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덕분에 코스모스가 한창인 요즘 마이산 일대에는 꽃 속에 푹 파묻혀 가을 추억을 남기려고 하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한창 줄을 잇고 있는 중이다.

가는 길은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으로 나와 남원 방향으로 10km 정도 가다가 전주역 지나 나오는 첫 사거리에서 진안 방향으로 좌회전, 이후 약 30~40분 정도 계속 직진하다 보면 쫑긋한 말의 귀 모양을 한 마이산이 눈에 들어온다. 워낙 산 모양이 특이하기 때문에 초행길이라도 절대 놓칠 염려는 없으므로 길 찾기에 대한 부담일랑 가질 필요없이 마음 편하게 여행을 즐겨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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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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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순간 입술가로 따뜻한 웃음이 배어나는 사는이야기류의 글을 좋아합니다. 주로 이런 따뜻한 웃음이 배어나는 글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좀 더 낫게 고칠 수 있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습니다. 이런 쪽에도 관심이 많구요, 능력이 닿는데까지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글들을 써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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