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술자리' 본질보다 '진실공방‘에 매몰

<보고서1> 지역언론, ‘부적절한 술자리’지적한 사설 1건 뿐

등록 2005.09.30 19:29수정 2005.10.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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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모니터팀에서는 '피감기간과 부적절한 술자리'관련 관련 두차례에 걸쳐 지역신문 모니터결과를 발표한다.

첫 번째는 사건발생 초기인 지난 9월 24일부터 정 차장 검사가 '폭언'을 시인한 27일까지, 두 번째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증언이 쏟아지기 시작했던 28일부터 30일까지 의 보도경향을 분석한다. / 글쓴이


위 : <매일신문>(9월 27일 3면), 아래 : <영남일보 > (9월 26일 1면)
위 : <매일신문>(9월 27일 3면), 아래 : <영남일보 > (9월 26일 1면)매일신문/영남일보
대구고ㆍ지검 감 이후 술자리 파동'으로 인해 여론이 뜨겁다. 사건의 본질인 '국정감사 중 피감기관과의 부적절한 술자리'에 대한 비판보다는 '욕설, 폭언의 주체가 누구냐', 즉 '진실공방'으로 전국이 들썩거렸다.

이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채 '진실공방'으로만 여론이 형성된 데에는 언론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구지역 언론들 또한 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문제의 핵심 폭언이냐, 성희롱이냐, 누가 그랬나' (9월 26일 <매일신문>)
'진실게임' (9월 26일 <영남일보>1면),

지난 22일, 대구고ㆍ지검 국정감사 이후에 벌어진 술자리와 관련해서, 대구지역 언론이 26일 월요일자 신문에 편집한 제목이었다. 지역언론은 대구에서 발생한 '피감기관과의 부적절한 술자리'에 대해 '진실공방' 논란 이외에는 다른 이슈를 부각시키는데 실패했다.

결국 진실공방 1차 종료시점인 9월 27일(화) <매일신문>은 '진실게임 끝..씁쓸한 뒷맛'이라는 제목으로 사건 자체를 정리해버렸다.


지역언론, '진실공방'에 많은 지면 할애

<매일신문>9월 26일 3면
<매일신문>9월 26일 3면매일신문
이번 사건과 관련, 지역언론은 이렇게 보도방침을 정했어야 했다. '피감기간과의 술자리 관행',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국회의원, 검찰관계자들 모두 징계'를 요구하고, 진술이 엇갈리는 당시 상황은 '꼼꼼한 조사'를 1차로 요구했어야 했다.


그 다음이 '정치권의 공방', '주의원의 주장', '이에 대한 반론 취재'등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지역의 <매일신문>과 <영남일보>는 후자쪽에만 집중했다.

지난 24일(토) 이 문제를 첫 보도한 지역언론은 많은 지면을 할애하면서 이 사안들을 보도했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을 진단한 기사는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매일신문>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국감 후 술자리, 술집 여주인에게 폭언 논란 (9월 24일)
대검 진사조사 긴급 지시 - 술자리 폭언 진실게임 (9월 26일 1면)
물고 물리는 진실공방 - 사실여부에 따라 치명타 (9월 26일 3면)
문제의 핵심은 폭언이냐, 성희롱이냐, 누가 그랬나 (9월 26일 3면)
"정 차장 검사가 폭언" 대검간부, 한나라당에 사과전화 (9월 27일 1면)
진실게임 끝 ...씁쓸한 뒷맛 (9월 27일 3면)

<영남일보>
"서비스 안좋다" 여주인에 폭언 (9월 24일)
'주의원 술자리 폭언' 파문 진실게임 (9월 26일 1면)
주의원 술자리 폭언 파문 진실논란 '음모론'주장에 '무슨 소리'(9월 26일 3면)
政爭가열, 검찰 속앓이 - '술자리 폭언' 진실의 끝은?(9월 27일 1면)


칼럼, 동구을 재보선과 과도하게 연계

<매일신문>9월 26일 3면
<매일신문>9월 26일 3면영남일보
현장을 취재하는 기사 대부분이 '진실공방'에만 머물렀다면, 이 사건을 평가해야 하는 사설, 칼럼은 오히려 '동구을 재보선'과 과도하게 연계시켰다. 또한 어떤 칼럼에서는 '부적절한 술자리를 도매금으로 매도하면 안 된다는 엉뚱한 주장'도 하고 있다.

<매일신문>
'사설'- 술판 추태 네 탓 공방, 이것도 特檢하랴?(9월 27일)

<영남일보>
'자유성' - 또 '술사고'인가? (이재윤 논설위원) (9월 26일)
송국건 정치칼럼 - '또 대구?' (9월 27일)


<매일신문>사설, '술판 추태 네 탓 공방, 이것도 특검하랴?(9월 27일)에서는 "이 사고가 동을(東乙)재선거에 구정물을 끼얹을까 제일 걱정이다"라며 "(중략) 단언컨대 이 '폭탄주'가 동을'까지 불똥 튀며 한나라당 후보나 이강철씨 모두 유탄(流彈)을 맞는다"고 걱정하고 있다.

또한 <영남일보> 송국건 정치칼럼 '또 대구?'(9월 27일)의 논조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는 칼럼에서 이날 술자리 자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뜬금없이 '사안의 본질파악과 선택은 유권자의 '수고'"라며 논리를 비약시키고 있다.

"언론이 주기적으로 '낮에는 송곳 질의, 밤에는 술판'이란 등의 제목으로 지적을 하곤 했지만, 국감 뒤풀이는 항상 있어왔다. 이를 도매금으로 매도할 일은 아니었다"라며 "(중략) 이번에 주의원 사건이 불거진 것은 10.26 대구 동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에 "냉철하게 사안의 본질을 파악하고 선택하는 것은 유권자의 '수고'"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권자가 어떻게 '본질을 파악'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영남일보>'자유성', 가장 정확한 지적

한편 <영남일보>'자유성' 이재윤 논설위원이 작성한 '또 '술사고'인가'(9월 26일)가 이 사건의 본질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수없이 많은 기사가 '진실공방'에 매몰되고, 사설, 칼럼 등이 '동구을 선거와 연계 불가'를 주장하고 있을 때 이재윤 논설위원은 '자유성'칼럼에서 "폭탄주, 욕설, 진실공방'은 곁가지라고 정의했다.

즉 '국회의원이 국감 중 피감기관 간부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게 사건의 본질이다"라며 "국감이라는 상황과 술 사고의 빈도를 생각하면 술 한 잔하며 그럴 수 있지라고 너그럽게 봐주긴 힘들 듯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간동안 모든 매체들이 흥분해서 '진실공방'핑퐁게임에 매몰되어 있었을 때 지역언론은 이 사안을 좀더 냉철하게 판단했어야 했다.

지역언론이 다른 매체와 달리 좀더 차근차근 조사하고, 국회윤리위원회 상황을 점검해주고, 사건의 진상을 설명했더라면 지역민들은 '지역 언론의 존재이유'를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아쉽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모니터팀이 함께 토론한 결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언론모니터팀이 함께 토론한 결과를 정리한 것입니다. 허미옥님은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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