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사에 대통령이 보낸 조화와 현수막이 걸려있다.안서순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만해제에 맞춰 만해 생가 뒷산에 세운 민족시비공원도 취재하는 기자의 인기척에 놀란 청솔모 한 마리가 꼬리를 세우고 달음질 하는 모습만 보일 뿐, 관광객들은 그림자도 없다.
지난 4일부터 시작해 9일까지 계속되는 만해제 대부분의 행사는 생가가 아닌 홍주종합체육관이나 홍주문화회관 등 시내지역에서 열리고 있었다. 행사 주최 측은 "만해생가 지에는 큰 행사를 치를 만한 시설과 공간이 없어 대규모 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사정이 그렇다니 그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행사의 내용이다. 행사는 그의 이름을 빙자한 '오락회'가 판을 쳤다. 거액을 들여 연예인들을 불러 모아 젊은 가수들의 노래와 현란한 몸동작에 맞춰 청소년들이 따라서 아우성 치는 광란의 밤을 연출하는 것이 '만해추모공연'이었다. 만해는 이 음악 공양에 흡족해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