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파첵 부부.배을선
그렇다면 크리스티안 슈파첵(Christian Spatzek)은 누구인가. 그는 오스트리아의 연극배우이자 영화배우다. 1997년에 한국여성 윤선영씨와 결혼해 아들과 딸을 두었다. 김치와 매운탕을 좋아하는 그는 하루 세끼를 한식으로 먹으며 주말에는 한국교민들이 자주 가는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고 가끔 골프도 함께 친다. 그는 장난을 치거나 과장해서 말하는 한국친구들에게는 "뻥치지 마"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화(?)되었다.
그런 그에게는 니콜라스 케이지, 웨슬리 스나입스, 우디 앨런과는 차별된 무언가가 있다.
크리스티안은 그의 부인 선영씨, 그의 여동생이자 배우인 안드레아(Andrea Spatzek)와 함께 2004년 '쌀과 놀이'(Reis & Spiel)라는 자선단체를 설립해 북한의 아이들을 돕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벌어들이는 어마어마한 소득에 비하면 그들의 자선금은 소박함에 다름 아니지만 이런 행위를 행동으로 옮긴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슈파첵 가족은 어떻게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됐을까.
우리의 만남은 한 편의 영화
1991년, 의상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비엔나에 온 선영씨와 크리스티안의 만남은 마치 영화 같았다. 92년 카니발 '파슁'(Fasching,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축제) 때 한국인 친구와 함께 시내를 산책하던 선영씨는 끈질기게 쫓아오는 서너 명의 남자들로부터 도망치게 됐는데, 이 때 크리스티안이 나타나 남자들을 쫓아내고 선영씨 일행을 구해준 것. 그들의 연애는 그렇게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