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절반은 제왕절개로 분만

[교육위-국립대병원]WHO 규정은 5~15%... "남용하면 위험"

등록 2005.10.10 18:44수정 2005.10.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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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자료사진).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해 국립대학병원을 찾은 산모 2명 중 1명은 제왕절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아동기금(UNICEF) 등이 제왕절개 분만비율로 규정한 5∼15%보다 현저히 높은 상황이라 향후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조배숙 열린우리당 의원(교육위)은 10일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학병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경상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대다수 국립대학병원의 지난해 제왕절개 분만비율이 50%가 넘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중증도가 심한 수진자(진료를 받은 사람)들이 일반병원이나 의원보다 국립대학병원과 같은 대형병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제왕절개 분만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질병률도 진료비도 높은 제왕절개... 자연분만 홍보 강화해야"

조 의원은 "WHO, UNICEF 등은 제왕절개 분만비율이 규정을 초과해 남용될 경우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제왕절개 분만시술은 의료자원을 낭비하게 만들 뿐더러 질병이환율을 높이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병원은 총 분만환자 711명 중 제왕절개 환자가 399명으로 제왕절개 분만비율은 56%에 달했다. 또 전국 대학병원 중 가장 높은 제왕절개 분만비율을 차지한 경상대병원은 분만환자 465명 중 272명(58.5%)이 제왕절개 수술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국립대학병원의 제왕절개 분만비율은 전북대병원이 57.3%(777명 중 445명), 충남대병원 56.5%(627명 중 354명), 전남대병원 54.2%(831명 중 451명), 경북대병원 47.7%(375명 중 179명), 충북대병원 40.7%(530명 중 216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 의원은 "제왕절개시술은 정상분만에 비해 총 진료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이 밝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자연분만 총진료비는 '40만원 미만'이 82.1%지만, 제왕절개분만 총진료비는 '60만원∼100만원 미만'이 84.7%로 압도적으로 높다. 자연분만에 비해 제왕절개분만은 2배 가량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같은 가격 차이에 대해 조 의원은 "제왕절개 분만을 하면 산모의 입원일수가 증가하고 신생아 입원료 및 모유수유 관리료 등도 동반상승해 입원료가 3배나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왕절개 수술의 경우 항생제·포도당주사 등 수액제제나 최면·진정제 등을 임산부에게 투여하기 때문에 주사료도 5.7배나 높아진다.

조 의원은 "공공성이 강조되고 있는 대학병원이라면 총 진료비가 높은 제왕절개시술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자연분만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건강한 임산부들이 제왕절개 분만을 하지 않도록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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